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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망-중기·벤처]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연장' 파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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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정책변화 파장 우려"…벤처 "지원 늘지만 지켜봐야"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2018년을 앞두고 중소기업계와 벤처기업계는 상반된 표정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계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눈앞에 닥친 노동 현안들로 인해 한숨을 쉬고 있는 반면, 벤처기업계는 잇따르고 있는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과 각종 규제 완화 약속에 내심 벤처 생태계 부흥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중소기업계,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여파 최소화 관건

중소기업계는 현실화된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26일 중소기업계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30인 미만 영세기업에 대한 특별근로시간(8시간) 허용 및 야근·휴일수당 중복할증 철회 등을 요구했다. 이미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달 중순 기자회견 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방문을 통해 이 같은 사안을 공식적으로 알린 바 있다.

경제계에서 추산하는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파장은 상당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 10%가 오를 경우 고용이 1%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원 충원과 복리후생 비용 등을 합하면 기업 인건비가 연간 12조3천억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선 중소기업들은 당장 내년부터 늘어나게 될 인건비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그만큼 중소기업 현장의 우려는 크다. 지난 11월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인들은 국내 경제의 가장 큰 현안으로 최저임금 상승·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고용시장 변화를 꼽았다. 특히 30인 미만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우 당장 기업의 행보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더욱 민감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인들의 내년도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가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에 반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중소기업 위주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반도체 등이 이끈 수출 호황이 내년도 중소기업인들의 경기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인들은 내년에는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을 통한 내수경기 활성화가 중소기업 경기회복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문조사에서 강조했다.

이창희 중기중앙회 조사연구부장은 "국내 중소기업·소상공인 가운데 90% 이상이 내수 업종들이기에 아무래도 내수경제 활성화가 중소기업·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기반으로 한 내수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으니 앞으로 이 같은 정책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지만, 급격한 노동시장 변화로 중소기업들이 입는 피해가 크다"며 "그래서 꾸준하게 속도를 조절해 달라, 점진적으로 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처기업계 "벤처생태계 활성화 정책 기대"…정부 정책 방향이 중요할 듯

2018년을 앞둔 벤처기업계의 표정은 밝다. 정부가 '혁신벤처 생태계 조성'을 약속하면서 창업·벤처 활성화 정책을 잇따라 내놓는 등 벤처기업계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취임 후 연대보증 폐지, 창업부담금 감면, 모태펀드 운영 민간 이양 등 각종 벤처 부흥책을 활발히 제시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벤처확인제도 개편을 위한 벤처특별법 개정안,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창업·진흥기금에 대한 연대보증 금지법 등의 발의를 통해 힘을 보태고 있다.

내년도 중기부 예산은 올해보다 3.7% 늘어난 8조8천6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다. 특히 그 중에서도 창업·벤처 부문 예산이 4천371억원에서 6천373억원까지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중소기업모태조합출자, 창업성공패키지 등 각종 기금이 더해졌고 중소기업 모태펀드에 2천억원이 새롭게 배치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창업·벤처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각종 규제들이 폐지되고 혜택은 늘어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연대보증 폐지와 스톡옵션 비과세 부활이 거론된다. 연대보증은 홍종학 장관이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했다. 연대보증은 기업이 대출을 받을 때 대표·최대주주 등이 보증을 서도록 하는 제도로, 벤처기업이 파산할 경우 보증을 선 이들도 책임이 연대책임을 져야 하기에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반면 스톡옵션 비과세 특례는 지난 11월 초 11년 만에 부활했다. 스톡옵션으로 얻은 이익에 대해 최대 2천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부여된다. 벤처기업계는 그간 연대보증 폐지와 스톡옵션 비과세 부활을 주장해 왔다.

이렇듯 정부가 대대적으로 벤처기업 활성화를 밀어주고 있지만, 벤처기업계가 걱정하는 부분은 있다. 우선 정부 차원의 벤처기업 진흥 정책에 향후에도 벤처기업계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될 수 있을지다. 또 정부 지원금이 이전보다 많이 돌기 때문에 벤처 생태계에 나타나게 될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 이에 벤처업계에서는 결국 정부가 향후 어떻게 벤처 정책을 펼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허영구 벤처기업협회 정책연구실장은 "중기부가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이번에 벤처기업계에서 혁신벤처 5개년 계획을 수립할 때도 관련 법안 수립이 17개 정부 부처에 전부 연관이 됐는데, 빠른 혁신벤처 정책 추진을 위해 중기부가 중심이 되고 타 부처들이 힘을 실어주는 벤처정책의 거버넌스가 빠르게 구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스타트업의 수는 같은데 돈이 늘어난다면, 투자를 받을 만한 역량이 없는 곳들도 투자를 받게 되는 등 벤처 생태계에 거품이 생길 수 있다"며 "벤처캐피털 등 벤처업계가 정부 정책에 맞춰 억지로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보다는, 소신껏 좋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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