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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마일리지 서비스 재정비에 '뿔난'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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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서비스 종료…SK·롯데 지분투자 협상 난항 속 '혜택 축소' 의혹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11번가가 마일리지 서비스 재정비에 나선다. 이에 소비자들은 "혜택이 더 줄었다"고 불만을 나타내는 반면, 일각에서는 11번가가 연이은 적자 속에 '부채 줄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다음달 1일부터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앞으로 11페이로 결제 후 구매 확정 시 OK캐시백을 적립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적립한 마일리지는 내년 3월 말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앞서 11번가는 포인트 적립·사용 서비스도 종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11번가는 고객 혜택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또 11번가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마일리지보단 전국 5만3천여개의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OK캐시백이 고객에게 더 유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OK캐시백 적립 시 적립 비율이 구매 금액의 1%도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11번가 VVIP의 경우 이의 두 배인 2%까지 적립 가능하다"며 "기존에는 카테고리 별로 마일리지가 차등 적립됐으나 앞으로는 어떤 상품을 구매하든 등급에 같은 마일리지가 적립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품 구매 ▲리뷰 작성 ▲출석 체크 ▲이메일 적립 등 기존의 다양한 마일리지 적립 정책이 '11페이 결제 후 구매 확정' 한 가지로 줄어든 데다 잔여 마일리지를 OK캐시백으로 바꿔주지 않아 11번가 고객들 사이에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포인트 서비스 종료 당시 11번가는 고개들의 잔여 포인트를 OK캐시백으로 전환했었다.

더욱이 지난 7월부터 매월 1일, 15일 각각 진행되던 '마일리지 데이'와 'OK캐시백 데이'가 종료되면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마일리지 데이는 최대 11%까지 마일리지 결제가 가능한 행사, OK캐시백 데이는 OK캐시백으로 결제 시 사용금액의 11%를 할인해주는 행사로 11번가의 충성 고객을 늘리는 역할을 해왔다.

11번가 VIP 등급인 이진혁(30·가명) 씨는 "OK캐시백 데이에 결제하려고 15일만 기다렸는데 아무런 안내도 없이 할인 행사가 사라져 당혹스러웠다"며 "마일리지 대신 OK캐시백을 적립해주면서 OK캐시백 할인 행사를 없앤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적립은 11번가에서 하고 사용은 다른 곳에서 하라는 얘기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11번가 측은 한 달에 한 번 진행되는 '데이 마케팅'을 상시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11번가 관계자는 "11페이로 구매 시 자동적으로 마일리지 할인·OK캐시백 적립이 이뤄지도록 변경해 소비자 혜택은 더욱 늘어났다"며 "고객들이 잔여 마일리지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행사를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업계 "부채 줄이기" VS 11번가 "비용 더 들어"

그러나 11페이 구매 시 마일리지 할인율이 1%에 불과한 데다 OK캐쉬백은 할인이 아니라 적립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불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매월 1만원씩 지급되던 장바구니 쿠폰도 최근 5천원으로 변경됐으며 11% 할인 쿠폰 최대 적용 금액도 5천원에서 3천원으로 줄어드는 등 쿠폰 할인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마일리지 정책 변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SK플래닛이 11번가와 관련된 부채 줄이기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각종 마일리지·포인트 서비스와 출혈경쟁식 할인 마케팅이 이커머스 실적 악화 주범으로 꼽혔던 만큼 이를 재정비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려는 것 같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포인트는 부채에 해당하는 '이연수익'이다. 이연수익이란 '수익을 뒤로 미룬다'는 뜻으로, 소비자가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될 때 수익으로 인식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내년 4월 마일리지가 소멸되면 11번가의 부채는 줄고 수익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플래닛은 지난해 11번가 관련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3천65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SK플래닛은 지난 2015년 대비 63배나 불어난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올 초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 '시럽애드'를 매각했으며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보유 주식 전량(15%)도 카카오에 넘겼다. 최근에는 광고사업(M&C)부문과 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인 오픈마켓 '일레브니아'까지 매각했으나 11번가의 적자 폭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11번가가 이번에 각종 할인 서비스까지 손질해 부채 줄이기에 나선 것 같다고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와 롯데의 지분 투자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11번가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다른 투자자를 찾아야 해 재무건정성 개선 수요가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11번가는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마일리지가 11번가 재무건전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만큼 많지 않은 데다 관련 서비스 정비에 더 많은 돈이 들기 때문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 SK플래닛과 11번가가 합병했을 때부터 OK캐시백 서비스를 강화하자는 얘기가 나왔다"며 "게다가 마일리지보다 OK캐시백을 사용하는 고객이 더 많기 때문에 OK캐시백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에 더 많은 비용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럼에도 두 가지 제도를 운영하는 데 따른 소비자 혼란을 줄이고 충성 고객의 혜택은 더 늘리기 위해 마일리지 서비스를 재정비 하게 된 것일뿐 지분 매각이나 부채와는 전혀 관계 없다"고 강조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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