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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인텔, 경쟁심화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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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엔비디아·퀄컴 등과 각개전투…과도기에 따른 시간 필요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반도체 분야에서 24년간 왕좌를 유지했던 인텔이 휘청거린다. 강세를 유지했던 PC 산업의 하락과 모바일에서의 늦장 대응, 신사업 공략에 따른 타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외부적인 압박이 계속되는 형국이다.

지난 3일 대만 타이베이서 폐막한 컴퓨텍스 2017의 현장에서 만난 여러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인텔은 기존 강세를 보인 PC 산업군과 새롭게 투자를 진행 중인 신사업 영역에서도 경쟁 심화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 사업군은 나날이 하락세를 걷고 있는 실정이다. 강세를 보였던 서버 사업은 같은 x86 진영의 AMD가 신흥 ARM 진영에 의해 견제받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GPU 기술력으로 방향을 선회한 엔비디아가 시장 선점에 나섰다. 모바일 CPU 사업 방향을 5G로 전향하기는 했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물론 대다수가 인텔이 뿌리내린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여서 급격한 몰락은 피할 수 있겠지만 과감한 R&D 투자와 그에 따른 사업 맥락을 함께 가져가지 않으면 과도기를 벗어나는데 여러움을 겪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인텔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수모를 맛봤다. 매출 148억달러(한화 약 16조5천642억원), 영업이익 36억달러(한화 약 4조291억원)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8%, 영업이익은 40%가 증가하기는 했으나 내용이 과거지향적이었다.

고성능 PC 수요가 급증하면서 PC용 반도체 영업이익이 30억3천1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0.8%나 증가했다. 하지만 서버용 반도체는 14억8천7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8.6% 줄었다. 게다가 신사업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와 재진입한 메모리 사업 등은 힘을 쓰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사업영역에 대한 불투명성이 주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인텔은 지난 1993년부터 반도체 분야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메모리 반도체의 호황이 계속되면서 삼성전자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봉착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펜티엄 프로세서를 앞서운 인텔은 1993년부터 세계 최구 수준의 반도체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 가격이 놀랄만큼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의 매출 증가폭이 높아졌다"며, "메모리 가격이 올 상반기 유지된다면 2분기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이 컴퓨텍스 2017을 통해 내세운 메모리 사업군은 크게 3D X포인트 아키텍처 기반의 옵테인과 3D 낸드플래시로 구분할 수 있다. 옵테인은 마이크론과 공동 개발한 기술로 D램보다는 느리지만 비휘발성을 갖추고 있어 기존 낸드플래시 대비 빠른 속도와 높은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 다만 현재는 도입 초기로 용량이 증가할수록 가격이 크게 높아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3D 낸드플래시의 경우 인텔은 2세대 32단 낸드를 상용화한 상태다. 옵테인과 교차 사용되는 인텔 DC P4600 시리즈가 이에 해당된다. 인텔은 올해말 64단 양산을 앞두고 있다. 경쟁사 대비 늦은 출발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4세대 64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으며, 올해말 5세대 96단을 바라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검증을 마친 5세대 72단 3D 낸드플래시를 하반기 양산한다. 같은 자리에서 WD의 경우 64단 SSD 제품 2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인텔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용 SSD 시장도 안심할 수 없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용SSD 시장에서 인텔은 약 40%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25%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인텔이 제온 등에 따른 서버 생태계 보완과 가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1위를 수성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3D 낸드 플래시 기술 경쟁 여하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PC 시장에서도 균열의 조짐이 목격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인텔은 최근 AMD 라이젠의 도전을 받고 있다. AMD에 보수적인 한국 시장의 경우 출시 4개월만에 1% 수준이었던 AMD CPU 점유율이 24%까지 성장했다. 여름 내 출시될 고성능 라이젠 쓰레드리퍼와 3분기 보급형 라이젠3가 출시되면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인텔도 코어 X 시리즈 프로세서를 신설하면서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18코어까지 늘릴 수 있는 고성능 프로세서 i9을 공개했다. 8세대 프로세서 출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말 10나노미터 공정의 코드명 캐논레이크가 파트너사들을 통해 상용화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PC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현재 만들어진 프레임이 썩 내키지 않을 것"이라며, "인텔은 막강한 PC 프로세서 점유율을 갖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AMD의 점유율은 두자릿수를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런 상태임에도 AMD의 파상공세에 인텔이 그에 맞는 프로세서를 공개하는 형태는, 인텔이 그만큼 급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GPU 기술 개발을 기반해 인공지능(AI) 사업으로 확장한 엔비디아는 최근 인텔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엔비디아의 주요 경쟁자는 같은 분야에 위치한 AMD가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AI 시장을 두고 인텔과 경쟁하고 있다.

든든한 우군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퀄컴, ARM 등과 손을 잡고 영역 넓히기에 돌입했다. MS는 윈도RT의 아픔을 딛고 올해 ARM 기반의 윈도10 시연에 나섰다. 컴퓨텍스 2017에서는 퀄컴이 레퍼런스 디바이스를 통해 스냅드래곤 835 기반의 윈도10 테스트를 직접 공개했다. 과거 윈텔 동맹의 균열이 더 깊어지는 순간이다.

한편, 인텔과 엔비디아, 퀄컴, ARM 등은 5G 시대 자율주행차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일찌감치 데슬라와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에 나섰다. 퀄컴은 전장반도체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NXP 인수에 나섰다. 인텔은 올해 전장이미징업체인 모빌아이를 인수하면서 자율주행차 공략에 힘을 실은 바 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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