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흥행한 히트 게임은 대부분 말도 안 되는 실험에서 시작됐다. 게임업계는 이러한 시도가 많이 필요하다."
오웬 마호니(Owen Mahoney) 넥슨 일본법인(이하 넥슨) 대표는 25일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2017 넥슨개발자콘퍼런스' 환영사에서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게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일인칭슈팅(FPS) 장르에 일대 혁신을 안긴 '오버워치'와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만든 '포켓몬고'를 주요 사례로 제시한 마호니 대표는 "실험과 혁신은 물론 어렵다. 고객들과 동종 업체로부터 조롱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시험의 대가는 분명히 나타난다. 기술과 예술 분야에서 실패율이 20%가 안 된다면 충분히 시험하지 않은 것"이라는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넥슨 역시 '애프터디엔드' '이블팩토리'와 같이 모바일에서 소규모 실험을 했다"며 "새로운 한계를 시험한 게임들을 올해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르 초월·창조하는 게임 만든다"
마호니 대표는 넥슨이 추구하는 혁신적인 게임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환영사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넥슨은 장르를 초월하거나 창조하는 게임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일본과 북미 지역에 넥슨이 스튜디오를 두고 있으며 전략적 투자를 통한 파트너십도 진행 중이다. 보스키프로덕션과 함께 준비 중인 '로브레이커즈'가 단편적인 예"라고 말했다.
'로브레이커즈'는 '기어스오브워' '언리얼 토너먼트'로 유명한 클리프 블레진스키의 신작 온라인 게임으로, 무중력 상태로 변한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높이 점프하거나 긴 체공 시간 등 여타 슈팅 경쟁작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재미를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마호니 대표는 "새로운 걸 창조하는 건 어렵다. 끊임없는 시도만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면서 "보스키프로덕션의 블레진스키는 이러한 시도에 적극적이어서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넥슨이 상장된 일본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노력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콘솔 게임 위주로 성장한 일본 시장은 최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바일 게임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추세다. 일본 역시 PC 온라인 게임으로 발전해 온 한국 게임 시장과 점차 유사하게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넥슨은 기존에 보유한 온라인 게임 역량을 십분 살려 온라인 접속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마호니 대표는 "모바일 기기 역시 PC만큼 발전하면서 PC 온라인 게임의 경험을 모바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일본에서도 다수의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상호작용하는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첨병으로 핵심 개발작 중 하나인 '야생의 땅: 듀랑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개발 중인 '듀랑고'를 일본에 서비스하려고 내부 준비 중"이라며 "여지껏 일본에서도 '듀랑고'와 같은 게임은 없었던 만큼 새로운 영역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인공지능, 게임 개발 간소화할 것"
그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자 우리 실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칠 인공지능(AI)에 대한 견해도 공개했다.
마호니 대표는 "아직 답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머잖은 미래에 사람이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들고 반복되는 노동을 인공지능이 대체해줄 것"이라며 "또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기 전에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인공지능이 여기에 걸리는 시간을 간소화해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지난 수년간 한국 게임 시장을 주도하던 넥슨이 모바일 게임의 주도권을 내주면서 경쟁사에게 추월당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시도는 산업 전체가 좋아지는 일"이라며 "우리에게도, 그들에게도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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