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 21일부터 대대적인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신동빈 회장 체제 강화와 그룹 정상화를 위해 속도를 낸다. 특히 롯데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3대 조직을 신설하고 세대교체와 함께 신 회장이 강조한 '뉴 롯데'로의 변신을 꾀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롯데제과·롯데케미칼 등 화학·식품 계열사를 시작으로 23일까지 주요 계열사 30여곳에서 이사회를 열고 조직 개편과 사장단 등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첫 날인 21일에는 화학·식품 계열사, 22일에는 롯데쇼핑 등 유통 계열사, 23일에는 호텔롯데 등 서비스 관련 계열사들의 이사회가 열리며 이사회가 끝난 후 각 계열사별 신임 사장과 임원인사가 발표된다.
롯데는 당초 작년 말이나 1월 초에 조직개편을 하려고 했으나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것과 관련해 대가성 뇌물 의혹에 연루되면서 예정보다 늦춰졌다. 또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특검 연장과 수사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사 대상에 거론돼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이지만 조직개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에 진행키로 했다.
롯데는 이번 조직개편 이후 오는 4월 예정인 롯데월드타워 오픈 준비를 비롯해 주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지주사 전환 작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 이번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 투명성 제고를 통한 그룹 이미지 개선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영쇄신안을 통해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를 계열사 지원 중심으로 전면 쇄신하고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조직 개편 방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9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롯데는 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을 ▲유통 ▲화학 ▲식품·제조 ▲호텔·서비스 등 유사 사업부분끼리 묶어 4개의 BU(Business Unit) 조직을 신설한다. 현재 각 BU장으로 내정된 이들은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유통)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화학)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식품·제조)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호텔·서비스) 등이다.
더불어 대표직을 맡던 핵심 임원들이 BU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각 계열사에는 현장형 중진급 임원들이 대표로 선임돼 롯데의 세대교체 바람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롯데백화점 대표에는 롯데백화점 차이나사업부문장 강희태 부사장이, 호텔롯데 신임대표는 롯데호텔 개발부문장 김정환 부사장이 각각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책본부는 '경영혁신실'로 바꾸고 인원을 40% 가량 줄여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시킬 방침이다. 정책본부는 기존 비서실·대외협력단·운영실(기획조정·대관)·개선실(감사)·지원실(재무·법무)·인사실·비전전략실 등 7개실인 구조에서 인사팀·재무팀·커뮤니케이션팀·가치혁신팀 등 4개 팀으로 축소 재편한다. 감축된 인원은 각 BU와 계열사로 옮겨 재배치된다. 이곳의 수장은 '신동빈의 남자'로 불리는 황각규 사장이 맡는다.
황 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는 롯데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인 소진세 사장은 새롭게 신설되는 준법경영·사회공헌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직속으로 운영되는 준법경영위원회는 전문 외부인사가 영입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신 회장의 롯데그룹에 대한 장악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더불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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