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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SPAC)의 달라진 위상…알짜기업도 합병상장 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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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벡스·TS트릴리온 등 18사 심사청구…작년 한해 15건 넘어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달라졌다.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한 알짜 기업들이 일반상장이 아닌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달라진 스팩의 위상이 눈에 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스팩과의 합병을 위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총 16개사(심사철회 제외)로 이미 지난해 전체 15개사를 넘어섰다. 이중 와이즈버즈·윈텍 등 2곳은 상장에 성공했고, 아셈스·국전약품 등 8곳은 상장 승인이 난 상태다. 그 외에 현대무벡스·TS트릴리온 등 5개사가 상장예비심사를 대기 중이다.

교보9호스팩을 통해 상장에 도전했던 꼬막전문기업 여수새고막이 지난 6월 합병 상장에 실패했지만, 알짜 기업들의 스팩을 통한 증시 상장 시도는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현대 계열 현대무벡스, 스팩합병 상장…안정·효율성

특히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무벡스가 직접 상장이 아닌 스팩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현대무벡스는 NH스팩14호와의 합병을 위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물류자동화, 승강장 안전문(PSD),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로, 현대엘리베이터(40.26%)가 최대주주다. 지난 2011년 현대글로벌에서 분할 설립됐고, 2018년 SI(시스템통합) 업체인 현대유엔아이에 흡수합병된 후 사명을 바꿨다.

현대무벡스의 사업구조는 크게 IT와 물류로 나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천720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70.5%다. 현대무벡스는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시장점유율(50%) 1위의 알짜 회사이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대기업 계열사인 현대무벡스가 직접 IPO 방식이 아닌 스팩을 선택한 것이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현대무벡스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상장예비심사가 지연되며 같은 해 11월 상장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특히 올 들어 코로나19로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시 직접 상장을 추진하는 데 부담이 따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팩 합병은 별도의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수요예측이나 공모가 산정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회사의 수익과 자산을 바탕으로 합병비율을 계산하기 때문에 시장상황이나 투자자들의 심리에 좌우되지 않고 안정이고 효율적으로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신밸런스제6호, 합병 승인에 상한가…인기 종목 관심↑

‘김연아·손흥민 샴푸’로 잘 알려진 TS트릴리온도 하이제4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상장을 추진 중이다. 현재 코넥스시장에 상장돼 있는 TS트릴리온은 지난해 IPO를 통해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타기업과 소송이 벌어지며 심사를 철회한 바 있다. 이후 이전상장 대신 스팩 합병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대학 편입교육 시장 1위 아이비김영은 NH스팩15호와 합병상장이 승인돼 다음달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의료용 바이오 신소재 개발업체 원바이오젠도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최근 IPO 시장에서 공모주 투자 열풍이 불며 바이오·헬스케어와 같은 인기 종목은 스팩 합병 소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지난 4일 대신밸런스제6호스팩은 상한가로 치솟았다. 국전약품과의 합병 상장 승인이 났기 때문이다. 국전약품은 제약품 원료 제조와 판매를 주력으로 한다. 안과용 디쿠아이점안액, 당뇨병 치료제인 크레비스정, 해열진통제 셀렉시브캡슐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734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3%, 22% 늘어난 수치다.

◆美 수소차 기업 니콜라도 스팩 합병…유망기업 상장 통로

최근 스팩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점차 개선되는 점도 기업들이 스팩을 증시 상장의 대안으로 선택하는 이유로 꼽힌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IPO 전체 건수에서 스팩이 44%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인 312억달러를 모집했다.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기술주 중 하나로 꼽히는 수소차 업체인 니콜라도 지난 6월 스팩과 합병으로 상장해 ‘잭팟’을 터뜨렸다.

그 외에도 최근 빌 게이츠와 폭스바겐이 투자한 실리콘밸리 배터리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와 미국 전기차 업체인 카누 등 유망 전기차 업체들이 연이어 스팩을 통한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미래산업팀은 "미국에서 스팩은 유망한 비상장기업에 안정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국내 스팩시장의 역사가 10년으로 짧아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차 유망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리잡아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국내 증시가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반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큰 상황"이라며 "정해진 기간(3년) 안에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으면 원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스팩은 투자자에게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안투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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