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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호실적 기댄 노조 파업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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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연 동반 파업 가능성도…교섭 재개 후 파업여부 결정 전망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조선업계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노사 갈등이 고조되면서 호황국면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휩싸였다. 업계는 여름휴가가 마무리되는 이번 주 이후 교섭 재개를 예정하고 있다. 노사 간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조기 타결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는 올해 2분기 호실적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나 동시에 노사 갈등으로 인한 내홍을 앓고 있다. 실적은 호황기라 할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HD현대의 조선·해양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한 6조6155억원, 428.7% 증가한 영업이익 376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1.9% 늘어난 13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조532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1% 증가했다. 한화오션도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5361억원,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3%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1590억원에서 94% 개선됐다.

호실적의 뒤엔 노사 갈등이라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교섭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아 파업으로 연결될 경우 생산에 제동이 걸리며 호황기가 단기간에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조선소의 생산 스케줄이 타이트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 이 상황에 파업이 일어나면 생산 일정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고, 이는 납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선업계는 납기와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해 납기를 맞추기 어렵게 되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8일, 삼성중공업은 이달 5~9일 여름휴가 기간을 가졌다. 여름휴가가 끝나는 다음 주 조선사들은 노조와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4일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12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오는 13일 오후 2시 13번째 임단협을 진행한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정년연장 65세(임금피크제 폐지) △근속 수당 지급 △신규채용 △명절귀향비 200만원 증액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다만 사측은 아직 제시한 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간의 갈등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예고됐던 28일 파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HD현대중공업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4일 울산 본사에서 2024년 임금·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4일 울산 본사에서 2024년 임금·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관계자는 "28일로 예정된 파업 일정은 현재로서는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전에 교섭이 이루어진다면 파업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 회사 측에서 제시안을 제시한 바가 없다"며 "13일 진행되는 교섭에서 제시안을 요구할 예정이며, 그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아직 교섭이 10여 차례밖에 진행되지 않은 시점에 파업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앞으로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 조속히 해결 방안을 찾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조선소가 현재 흑자를 보고 있으나 조선업계의 입장에서는 과거의 적자 누적과 향후 설비 투자, 인력 확충 등 다양한 부담이 있다"며 "설비 투자나 기자재 비용 등으로 인해 무한히 급여를 인상할 수 없는 상황에 적정한 선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쟁력 있는 선박 제조와 높은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생산 스케줄의 안정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조선사의 생산 능력과 경쟁력 유지 차원에서 노사 간의 원만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 등 8개 조선사 노조 단체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은 오는 28일 동반 파업을 예고했다. 지난달 27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조선노연 전체 조합원 1만9111명 중 1만4936명(78.15%)이 참여해 찬성 1만3864명(92.8%)로 가결했다.

각사 노조도 파업권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5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해 전체 조합원 대비 65.06%의 찬성으로 파업권을 획득했고,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달 15일 임시총회에서 86% 찬성으로 파업권을 확보하고 같은 날 거제 사업장에서 7시간 동안 경고성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지난달 찬반 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다. 이들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상태로 합법적 파업이 가능하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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