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김석준 부산광역시교육감 후보의 ‘내로남불’이 극에 달했다. 남을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먼저일 텐데, 정작 본인은 그러지 않는 듯하다.
김석준 후보 선거캠프의 김형진 대변인은 정승윤 후보를 거칠게 비판했다. 그는 정 후보의 출마 선언이 충격적이라며, 탄핵 직전 대통령과 함께하겠다는 그의 입장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정 후보가 대통령 관저 앞에서 ‘구속 취소’ 피켓을 든 사진을 공개한 것은 기이함을 넘어 엽기적이라고 표현했다. 게다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 선거사무소에서 출정식 예배를 연 것은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을 곱씹어 보면 과연 김 후보와 그의 캠프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김석준 후보는 단순한 교수 출신 교육감이 아니다. 그는 4차례 국회의원과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고, 당대표, 부산시당위원장, 선거본부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교수직을 유지하면서도 선거 때마다 직접 출마하거나, 민노당·진보신당의 부산 선거를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90년대부터 민주노총 부산지부의 파업에 적극 참여했다. 지난 2005년에는 APEC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결성해 10만명 규모의 반APEC·반미 시위를 주도했다. 정치와 교육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정치에 깊이 관여해왔다.
그런 그가 상대 후보를 향해 정치적 행보를 문제 삼는 것은 과연 온당한가?
김 후보의 내로남불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21년 6월 교육감 재임 당시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책 ‘조국의 시간’을 게시하며 이렇게 적었다.
“온 가족이 조리돌림을 당하는 고통의 시간을 견디며 살아 돌아온 그가 고맙고 또 고맙다. 뚜벅뚜벅 헤쳐나가는 그의 한걸음 한걸음을 응원한다.”
조국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 혐의(업무방해, 허위·위조 공문서 작성·행사, 사문서위조·행사 등)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고 수감됐다. 공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교육감이 입시비리로 유죄를 받은 인물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게다가 이번 교육감 재선거에서 김 후보와 단일화한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은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결정을 사과해 큰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교육의 공정성을 지켜야 할 인물들이 오히려 불공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김 후보는 지난 17일 정승윤·최윤홍 후보의 단일화를 ‘비정상’이라고 비판했다. 과연 누가 ‘비정상’인가?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에 앞서 자신의 행보를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석준 후보야말로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물이며, 그가 비판하는 모습 그대로를 스스로 답습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정치가 아니다. 문제는 ‘이중잣대’다. 김석준 후보는 상대에게는 가혹한 비판을 퍼붓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다. 상대 후보의 행보를 문제 삼기 전에, 자신의 과거 행적부터 되돌아볼 일이다.
내가 하면 정의, 남이 하면 불의. 이것이야말로 ‘내로남불’의 전형이 아니고 무엇인가? 김석준 후보는 남을 비판하기에 앞서 거울 앞에 서야 한다.
유권자들은 정치적 공세보다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김석준 후보가 진정성을 보이려면, 상대를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의 과거 행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남에게 들이대는 잣대를 자신에게도 적용할 용기가 없다면 차라리 그 잣대를 내려놓기를 바란다.
* 본 기고는 아이뉴스24의 편집기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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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정수(孫正守 / Son jung soo)
前 부산광역시교육청 정책소통 수석비서관.
前 부산광역시교육감직 인수위원회 대변인.
前 하윤수 부산광역시교육감 당선인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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