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프로야구 한화이글스를 향한 충북 청주시의 짝사랑(?)이 올해도 돈만 쓰다 끝나는 모양새다.
시가 한화 구단 등의 요구로 제2연고지인 청주야구장에 대해 매년 적잖은 혈세를 들여 시설 개·보수 등을 해왔지만, 사실상 청주 홈경기가 배정되지 않으면서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19일 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한화 구단이 청주 홈경기를 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한화 구단이 열정적인 청주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구단 측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여 100억원이 넘는 (청주야구장) 보수 공사를 했다”고 강조한 이 시장은 “청주시가 투입한 예산을 고려할 때, 제2연고지인 청주야구장에서도 경기가 치러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구단 측이 청주 홈경기를 배정하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이는 청주 팬들의 열띤 응원에 대한 배신행위라 보고,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 발언 직후, 한화 구단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 “청주야구장의 경우, 팬들은 물론 홈·원정 선수단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사실상 이 시장 요구를 거절했다.
그 이유로 “스카이박스나 중앙석 시즌권을 구입한 팬들에게 제공할 좌석과 광고물 설치에 대한 대안이 청주구장에는 없는 실정”이라며 “대전구장에 입점한 수많은 자영업자, 소상인과의 계약관계도 있어 대전 경기를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누리집에 공지한 정규시즌 일정을 보면, 오는 22일 개막부터 8월까지 한화이글스의 69번의 홈경기 중 청주야구장에 배정된 경기는 없다.
한화 구단은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청주시는 한화가 청주 경기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시는 KBO와 한화 구단이 요구하는 사항을 맞추기 위해 청주야구장 개선에 혈세 약 120억원을 쏟아부었다. 올해도 4억원을 들여 5월까지 보수공사를 한다
뿐만 아니다. 시정연구원엔 낙후된 청주구장 시설 개선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등 방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청주의 한 한화 팬은 “돈만 쓴다고 한화가 청주에 오겠냐”며 “청주구장이 노후된 만큼, 대전신구장에 버금가는 구장 신축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런 의지가 없다면 연고지 ‘청주’를 빼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은 “대전신구장은 청주구장과 비교 자체가 안 된다”며 “선수들이 경기를 하다가 다치느니, 차라리 대전에서만 (경기를) 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지난 1979년 지은 청주야구장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지금의 좌우 펜스 100m, 중앙 펜스 115m, 관람석 9586석 규모에 이르고 있다.
한화는 청주에서 매년 5~7경기를 치렀으나, 2020년부터 2023년까지는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한 경기도 하지 않았다. 작년엔 6경기(1경기 우천 취소), 올해는 시범경기 2경기를 열었다.
지난 5일 개장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지하 2층~지상 4층, 관람석 2만7석 규모다. 국내 최초로 좌·우 비대칭 그라운드, 높이 8m 몬스터 월, 복층형 불펜 등을 도입했다.
대규모 공연이 가능한 지원시설과 야외 공원도 있어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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