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마이크로시스템즈, IBM 등 대형 IT 벤더들의 차세대 무선 정보 인식 기술인 RFID 지원이 본격화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대형 벤더들의 RFID 지원 및 지원 솔루션 개발로 지금까지 지지부진했던 RFID 도입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분석에서는 최근의 대형 IT 벤더들의 RFID 관련 신사업 계획을 소개하고 RFID 활성화를 위해서는 왜 이들 어플리케이션 벤더의 지원이 필수적인지를 살펴본다.
대형 IT 벤더들의 RFID관련 신규 사업 발표 잇따라
지난 9월 15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EPC(Electronic Product Code)심포지엄을 전후하여 대형 IT 벤더들의 RFID 지원 및 관련 신규 사업 계획이 발표되어 RFID 산업이 새로운 원군을 얻게 되었다. 지금까지 RFID 지원 소프트웨어는 주로 전문 벤더들이 제공해 왔고 대형 DBMS나 엔터프라이즈 어플리케이션 벤더들은 RFID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던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RFID가 기대만큼 빠르게 확산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를 지원 어플리케이션의 부족으로 지적해 왔다. 대형 IT 벤더들이 RFID 지원 계획을 확실히 한만큼 그 동안 RFID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대기업들의 RFID 도입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RFID 사업 계획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이번 EPC심포지엄 직전 RFID 관련 신규 사업부인 Auto-ID사업부를 신설하고 RFID 지원 소프트웨어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Auto-ID는 현재 100여개의 대학 및 다국적 기업들이 회원으로 있는 가장 대표적인 RFID 표준 개발 및 연구 기관인 Auto-ID 센터(www.autoidcenter.org)에서 빌려온 이름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Auto-ID센터의 “새번트(Savant, 학자라는 뜻)”에 기반한 RFID 리더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필터링하는 자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자바 소프트웨어는 RFID로부터 RFID태그의 정보를 수집해 이를 관련 엔터프라이즈 어플리케이션에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새번트”는 EPC네트웍의 중추신경계 역할을 하는 시스템으로 전 세계의 공급망(supply chain)상에서 특정 상품(또는 상품에 대한 정보)을 추적하는 것을 지원한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Auto-ID 관련 사업을 위해 RFID 전문 기업인 에일리언테크놀로지(Alien Technology, RFID 태그 및 리더 제조사), 코넥테라(ConnecTerra, 미들웨어 벤더), 베리사인(VeriSign, 네트웍 서비스 프로바이더), 맨하탄어소시에이츠(Manhattan Associates, RFID지원 SCM 툴 벤더), 프로비아소프트웨어(Provia Software, 소프트웨어 벤더) 등과 제휴를 맺었다.
◆ IBM의 RFID 사업 계획
대형 IT 벤더 중 가장 RFID에 가장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오고 지금까지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기업이 바로 IBM. IBM은 이번 EPC심포지엄에서 RFID 도입을 위한 토털 서비스 상품을 공개했다.
컨설팅에서부터 시스템 구축에 이르는 이 토털 서비스는 크게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RFID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기업들에게 ID 도입 전략과 방법을 안내하는 컨설팅 서비스이다. 2단계에서는 1단계에서 결정한 전략과 방법에 따라 총 12주동안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 파일럿 시스템을 통해 기능성과 안전성, 도입 효과 등을 분석하고 보완하여 3단계에서는 사내외의 전체 공급망에 RFID를 적용하게 된다. IBM은 이 과정을 통해 기 보유하고 있는 백엔드 제고 관리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한편 자사 웹스피어 어플리케이션에 기반한 웹스피어 BI, DB2 인포메이션 인티그레이터, 티볼리 액세스 매니저, 웹스피어 포털 서버 등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RFID 토털 서비스는 비즈니스에서 원천 기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이르는 RFID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IBM만이 제공할 수 있는 토털 서비스이다.
◆ 기타 벤더들의 RFID 지원 계획
지금까지 대형 소프트웨어 벤더들의 RFID 지원이나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은 적극적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IT 리서치 기관 AMR리서치는 “RFID의 판매부진(The Underselling of RFID)”이라는 텔레브리핑을 통해 RFID 산업이 기대만큼의 성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RFID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의 부족”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AMR리서치의 브루스 리차드슨(Bruce Richardson) 수석부사장은 RFID가 가장 저평가된 분야라고 지적하고 SAP와 같은 소수 IT 벤더 이외에는 RFID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올해 본격적인 RFID 붐이 조성되면서 RFID에 무관심했던 대형 IT 벤더들의 인식도 점차 변화하는 듯하다. 앞에서 소개한 IBM과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이외에도 SAP, 오라클, 피플소프트와 같은 종합 엔터프라이즈 어플리케이션 벤더와 i2, 매뉴지스틱스와 같은 대형 SCM 솔루션 벤더들이 자사 솔루션의 RFID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AP는 이미 P&G의 RFID 도입에서 RFID 데이터와 SAP R3와의 통합 관련 프로젝트를 여러 차례 수행했기 때문에 패키지나 플랫폼에 RFID 지원 기능을 추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SAP는 넷위버(NetWeaver)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전사적으로 RFID 정보를 포함한 모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오라클 역시 1년뒤 공개할 새로운 버전의 오라클 어플리케이션 서버 11i.10에는 RFID 리더와의 통신 기능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그 밖에 피플소프트, i2, 매뉴지스틱스 등도 1 – 2년 내에는 RFID를 지원하는 새로운 버전의 스위트를 선보이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FID 지원 어플리케이션이 필요한 이유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은 제품이나 사람, 동물에 부착된 칩의 정보를 물체에 대한 접촉 없이 주파수를 이용해 읽고 기록할 수 있는 기술로 그대로 직역하면 “무선주파수인식”이지만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전자태그” 또는 “스마트태그” 등으로 불린다. RFID는 개발 된지 20여년이 되긴 했지만 지금까지 보급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RFID 붐은 지난해 후반기부터 형성 조짐이 보이기 시작해 올 초 개최된 CEBIT2003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의 관심을 모으는 신제품이 공개되면서 2003년 가장 주목 받는 기술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월마트의 2006년까지 공급업체의 RFID 의무 도입 결정은 RFID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가져다 주었다.
지금까지 RFID는 주로 RFID 태그 및 리더 제조사나 RFID를 도입할 기업(주로 제조 및 유통 기업들)의 관심사이지 소프트웨어 벤더의 관심사는 아닌 것으로 인식되었다. 소규모의 RFID 전문 소프트웨어 및 미들웨어 벤더들이 지원 툴들을 제공할 뿐이었다. 하지만 RFID의 진정한 도입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사내외 공급망을 관리하는 SCM이외에도 ERP, BI, EDW(Enterprise Data Warehouse)이 RFID태그 정보를 저장, 관리, 분석,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RFID 전문 미들웨어 벤더가 제공하는 툴만으로는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이 처리하는 데이터를 감당해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플랫폼의 다른 엔터프라이즈 어플리케이션들을 통합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르게 된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기업들이 이미 도입한 솔루션의 벤더들이 RFID 지원툴이나 모듈을 제공하는 것. 이 경우 RFID 도입 기업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추가적인 시스템통합 작업 없이 RFID를 도입할 수 있게 되고 벤더 입장에서는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게 되므로 RFID 산업은 기업과 소프트웨어 벤더 모두가 “WIN-WIN”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들어 RFID 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유비쿼터스 인프라 구축 사업인 “u센터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로 RFID를 포함시키고 있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RFID 활용확산과 산업화를 위해 유통정보센터를 주기관으로 이마트, CJ GLS, 한국파렐트풀 등 주요 유통물류기업과 물류협회, 체인스토어협회, 대한상의 등이 참여하는 ‘RFID시범사업 T/F”를 결성, 운영하는 등 정부차원에서의 RFID 도입 확산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투자와 연구는 대부분 하드웨어나 서비스에 집중되어 있고 “RFID 리더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어떻게 기존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와 통합하고 다른 엔터프라이즈 어플리케이션이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RFID는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없다. 데이터가 하나로 통합되고 기존의 다른 어플리케이션에 활용될 수 있어야만 진정한 물류, 유통 혁명을 주도하고 유비쿼터스 비즈니스를 가능케 할 수 있다. 세계 유수의 벤더들도 이제야 도입을 검토할 만큼 소프트웨어 벤더에 있어 RFID는 낯선 분야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중소형 벤더들에게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미도 된다. 정부와 기업들은 단순한 하드웨어나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RFID 도입 논의에서 벗어나 RFID 도입 환경 지원 툴이나 기존 시스템 및 데이터웨어하우스와의 통합을 지원할 수 있는 미들웨어 개발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inews24 미디어센터 권선희 애널리스트 sunny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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