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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된 개헌론, 현실화 가능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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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사자방·정윤회 등 현안 많아, 동력 상실 가능성

[윤미숙기자] 한때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개헌론이 최근 들어 재점화하는 분위기지만, 정치권이 실제 개헌 논의에 착수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 개혁 등 쟁점법안,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등 현안에 집중하고 있어 개헌론이 탄력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야 '개헌파' 의원들은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의 근본 원인이 대통령 한 사람에 권력이 집중되는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에 있다고 보고 권력구조 개편 중심의 개헌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개헌추진국회의원모임'을 주도하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의원은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개헌추진국민연대'를 발족하는 등 여론전에 본격 착수한 상태다.

특히 우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고리로 개헌론에 힘을 실으며 대여 공세의 한 축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빗발치는 당내 개헌 요구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는 개헌 문제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의 '개헌 논의 봇물' 발언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뒤 후유증이 남은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0월 중국 방문 당시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론이 봇물 터질 것"이라고 공언했다가 청와대의 경고, 당내 친박계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곤욕을 치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블랙홀'로 규정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정기국회가 마무리된 지금도 상황은 달라질 것이 없다. 공무원연금 개혁, 경제활성화 등 박근혜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국정과제 관련 입법이 완료되지 않은데다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이라는 메가톤급 악재가 터진 탓이다.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당력을 집중해야할 시기인 만큼 개헌 논의에서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다. 또 개헌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한 입법 과제들이 잠식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심재철 최고위원은 1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먹고사는 문제, 곧 경제다"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제활성화인데, 개헌은 자칫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사자방 비리 국정조사 등 현안에 당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개헌에 '올인'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이번에도 개헌론이 흐지부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정소희 기자 xx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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