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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장, 삼성-LG '그들만의 리그'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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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 vs"제자리"…OLED·3D 강조 LG 전략 오판?

[박영례기자] "정체된 TV시장이 2014년 부터 회복, 성장 모멘텀을 찾을 것이다."

삼성 TV를 세계 1위 TV에 올려놓은 '윤 TV' 삼성전자 윤부근 CE부문 사장이 지난 연말 국내에서 열린 애널리스트데이에서 강조한 말이다. 올해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가 있고, 신흥시장의 아날로그방송 종료 등 교체 시기로 모처럼 역성장을 딛고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윤 사장은 삼성TV가 지난 2006년 '맹주'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선 뒤 지난해까지 8년연속 세계1위를 신화를 쓴 주역. 'TV=윤부근' 공식을 입증했던 윤 사장의 예측이 중대 도전에 직면할지도 모르겠다.

또 TV시장 경쟁 중심이 UHD로 옮겨간 가운데 OLED와 3D까지 더해진 LG의 제품 전략의 성공 역시 기대하기 쉽지 않을 조짐이다. 자칫 시장 수요와 상관없는 기술 혁신 경쟁에 그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오는 9월 5일(현지시간) 개막되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4'에 앞서 사전 행사 형태로 열린 글로벌 콘퍼런스에서는 올해를 비롯한 향후 TV 시장에 대한 그리 밝지 않은 전망이 이어졌다.

UHD TV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나마도 중국과 일본, 유럽업체까지 가제한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더욱이 커브드나 OLED, 3D TV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다.

시장 조사업체 GfK 위르게 보이니 소비자 가전 글로벌 이사는 25일(현지시간) 터키 벨렉 레그눔 칼랴 호텔에서 열린 'IFA 2014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올해 세계 UHD TV 판매량은 910만대로 전체 LCD TV의 4% 선에 달할 것"이라며 "이중 70%에 육박하는 600만대가 중국 시장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UHD TV 시장 규모가 160만대 선임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가 1년새 6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특정 지역, 저가 모델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실제로 Gfk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UHD 디스플레이 패널 판매량의 74%도 중국에 집중됐고, TV 판매 가격 역시 50인치 기준 1천유로(한화 145만원 수준) 이하 였다.

더욱이 이는 올해 시장 규모를 전체 시장의 5% 수준인 1천230만대로 전망한 디스플레이서치에 비해서도 보수적인 규모. 디스플레이서치 역시 UHD TV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체 TV 시장 수요가 눈에 띄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디스플레이서치 폴 그레이 TV전자&유럽리서치 이사는 "콘텐츠도 늘면서, 55인치대 UHD TV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올해 TV시장은 전반적으로 수요와 공급측면에서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5년안에 급격한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성장을 이끌 신흥시장의 경우 경제위기 등에 따른 환율 변동 등 변수가 있는데다, 태블릿PC 등이 세컨드 TV나 TV 교체 수요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폴 그레이 이사는 "태블릿 PC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고 있어 일반 가정의 TV 구매욕구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교체수요는 지속적으로 이뤄질것으로 보이나 그 강도는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TV 시장은 지난 2011년 약 1천140억달러(매출액 기준)를 정점으로 지난해 980억달러까지 줄어드는 등 최근 2년간 역성장 했다.

올해는 1천억달러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나 시장 규모(출하량 기준)는 지난해 2억2천620만대 규모에서 2억2천870만대, 1%대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더욱이 포스트PC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태블릿PC 등이 PC는 물론 TV 시장 까지 급속히 침투하면서 과거와 같은 두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커브드·OLED 대중화 '요원'- 3D는 실패

TV시장이 좀체 회복되지 않으면서 커브드(곡면)나 OLED, 3D와 같은 기술혁신을 앞세워 성장 모멘텀을 찾으려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 역시 힘을 받기 쉽지 않을 조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몇년새 3D TV나 첫 대형 OLED TV, 커브드 TV를 출시하며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나 콘텐츠 부족, 수율 문제 등에 따른 비싼 가격 등으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칫하면 삼성과 LG 등 '그들만의 리그'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는 물론 당분간 TV 시장의 주류는 UHD를 비롯한 LCD TV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GfK 위르게 보이니 이사는 "올해 전세계 TV 출하량은 2억2천93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중 95.7%가 LCD TV가 될 것"이라며 OLED TV의 경우는 "많아야 23만대, 전체의 0.1%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스플레이서치 폴 그레이 이사 역시 OLED에 대해 "선행기술이 항상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건은 LCD에 비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느냐 인데 LCD는 UHD를 포함, 많은 부분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반면 OLED TV는 여전히 쉽지 않고, 제품 자체도 큰 강점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히려 OLED 디스플레이의 돌파구는 (TV가 아닌) 조명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폴 그레이 이사는 3D TV에 대해서도 "일반 HD TV에 비해 안경 등 이용이 불편하고, 해상도도 떨어진다"며 "3D TV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고 폄하했다.

이는 LG전자와 디스플레이가 눈에 편한 방식의 3D TV나 시장 선도를 위한 OLED TV나 패널을 전략제품으로 앞세우고 있지만 이를 발판으로 삼성이나 소니에 밀린 점유율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뜻도 된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첫 커브드 TV를 내놨지만 이 역시 시장 형성에는 상당 기간이 걸리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폴 그레이 이사는 "커브드 TV의 성공여부는 단언하기 어렵다"며 "제조업체들이 높은 단가 압박을 이겨내야 하고, 부품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기 쉽지않다"며 커브드 TV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최소 3~4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봤다.

더욱이 그는 "커브드 TV가 스타일리쉬하고 기존 TV에서 볼수 없었던 형태지만 소비자들은 유려하고 독창성에 매료돼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사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라면 차라리) UHD TV를 살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GfK 역시 커브드 TV가 3~4년내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론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 전망이 항상 실적과 일치 했던 것은 아니다. 수요가 위축되고, 성장세가 꺽일때 업체들은 새로운 제품을 앞세워 수요를 창출하고, 혁신 기술을 통해 주도권을 확보해 왔다.

실제로 20년전에도 일각에서 "TV 시장은 끝났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TV 시장은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TV로 넘어왔고,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던 시기 삼성과 LG는 디지털 TV를 앞세워 난공불락 '소니'의 아성을 넘어서 TV 시장 경쟁구도를 재편했다.

따라서 시장의 전망과, 삼성과 LG 등 TV 시장 수위 업체의 전략 중 어느 것이 더 주효한지는 당장 9월 IFA 본 행사의 또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오는 9월 5일(현지시간)부터 6일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4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지난 2009년에 이어 개막 기조연설자로 나서게 된다.

삼성전자는 또 이번 IFA에 새롭게 완공된 전시관 시티큐브 베를린(CityCube Berlin) 2층 전층에 전시관을 구성하게 된다. 총 6천15㎡(1천820평) 규모로 전년 8천466㎡(2천561평)에 비해 줄었지만 단일 규모로는 최대다.

벨렉(터키)=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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