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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디젤車' 전쟁…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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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쏘나타 등에 디젤 탑재 검토…말리부·SM5·체어맨 등 출격 예고

[정기수기자] 지난해 수입 디젤차의 공세 속에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산 완성차업체들이 연이어 디젤 모델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디젤차는 전년 대비 18%가량 증가한 45만9천480대로 전체 판매량(153만399대)의 30%에 육박한다.

특히 수입차업체들의 디젤차 판매 비중은 2009년 22%에서 지난해 65%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판매된 전체 수입차 15만6천497대 가운데 디젤차는 9만7천183대에 달한다. 전년 대비 46%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국산 디젤차도 전년 대비 12.3% 늘어난 35만7천801대가 팔려나갔지만 수입 디젤차의 성장세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2천㏄ 미만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와 우수한 연비를 갖춘 수입차 디젤모델에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 디젤차 공세 막아라… 국산차 잇단 출격

이처럼 수입 디젤차종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국산차 업계도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잇따라 디젤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업체들이 지난해 우수한 연비를 갖춘 다양한 디젤모델들을 선보이며 판매가 급증했다"며 "마땅한 대항마가 없었던 국산차 업계도 주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국한됐던 디젤 모델을 준중형과 중형 세단 등 다양한 차종으로 확대하며 수입 디젤차 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의 연비규제 강화 추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6일부터 국내 자동차 제조·수입사가 판매하는 10인승 이하 승용·승합차에 한해 내년까지 평균연비 17㎞/ℓ를 준수토록 했다. 여기에 오는 2020년경부터는 리터당 20km까지 연비규제를 확대한다

우선 지난해 아반떼 디젤과 K3 디젤 등 준중형에 디젤 라인업을 선보였던 현대·기아자동차는 중·대형차의 디젤 모델 출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우선 대형 세단 '그랜저'에 디젤엔진을 얹은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랜저에 탑재될 디젤엔진은 싼타페 등에 이미 적용된 2.2ℓ R엔진으로 최고 200마력, 최대 44.5㎏·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연내 출시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말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의 디젤 모델 투입도 검토 중이다. 당초 신형 제네시스에 디젤 엔진을 장착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디젤모델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그랜저 디젤의 판매 추이를 지켜본 뒤 출시를 검토하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내달 선보일 예정인 신형 쏘나타(LF쏘나타)에도 디젤모델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기아차 역시 K3 디젤에 이어 이미 유럽에서 판매 중인 K5 1.7ℓ 디젤의 연내 출시를 조율 중이다. K7 디젤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디젤 수입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족한 디젤 승용차 부분에 대한 라인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출시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상반기 내 중형세단 쉐보레 말리부에 디젤엔진을 탑재해 출시할 예정이다. 엔진은 크루즈 2.0ℓ 디젤을 적용한 LT트림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의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연내 디젤 모델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말리부 디젤을 추가하면 소형과 SUV, MPV 등 전 라인입에 걸쳐 디젤 모델을 확보하게 된다"며 "내수시장 확대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하반기께 중형차 SM5의 디젤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QM3와 QM5 네오의 라디에이터 그릴처럼 'V형 그릴'이 도입된다. 지난해 고성능 모델인 1.6ℓ TCE SM5를 선보인 르노삼성이 디젤을 내놓을 경우 2.0ℓ 가솔린 모델과 함께 경쟁력있는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르노삼성은 SM5 모델을 시작으로 향후 SM3, SM7까지 전체 라인업에 디젤엔진을 탑재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 역시 대형세단 체어맨의 디젤모델을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준중형차와 중형차, 대형차에 이르기까지 디젤세단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유가 인상으로 연비가 강점인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판도는 디젤모델의 성패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 나선 수입차, 누가 웃나

수입차업체들도 시장 수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BMW코리아의 디젤 모델인 520d는 국내 수입차 판매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BMW의 볼륨 모델인 520d는 작년 누적판매량 8천346대를 기록,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해 9월 부분변경 모델인 뉴 520d를 선보인 뒤에도 인기몰이는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사륜구동을 더한 520d x드라이브를 추가하는 등 디젤 라인업을 보다 다양화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상반기 중 수입 디젤의 대명사 격인 신형 골프를 출시할 예정이다. 골프는 리터당 23.8km의 고연비를 앞세워 판매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닛산도 이달 인피니티 Q50을 선보이며 디젤 하이브리드모델을 함께 선보이고, 크라이슬러 역시 중형 SUV 지프 체로키의 디젤모델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산차업체들이 다양한 디젤차량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국산 디젤차와 수입 디젤차의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비효율이 떨어지는 국산차업체 입장에서는 정부 규제에 맞추고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기 위해서라도 디젤차 모델 출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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