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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커피믹스 시장 새 바람 몰고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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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커피 전용 공장' 완공…"국내 넘어 해외서 1천억원 달성"

[장유미기자] 동서식품의 독주 체제가 오랫동안 이어져오고 있는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 업계 2위 남양유업이 최근 완공한 커피 전용 공장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양유업은 전남 나주 금천면에 위치한 10만1천63㎡ 부지에 연면적 2만6천61㎡(8천여평) 규모의 커피 전용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곳은 총 2천억원을 투자해 첨단 설비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연간 7천200톤의 동결건조커피를 생산할 수 있다.

지난 29일 전남 나주 남양유업 커피 전용 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웅 대표는 "이번에 완공된 커피 전용 공장이 세계 수출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며 "2016년까지 국내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을 50% 확보하는 한편, 해외 시장에서 1천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업계 1위에 대한 '반격'…이제부터가 시작?

현재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소비자 지불가격 기준 1조8천160억원 규모로 전체 커피시장의 30.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동서식품이 70~80% 사이의 점유율을 계속 유지하며 시장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고, 남양유업과 한국네슬레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 1968년 미국 크래프트사와 합작 법인으로 설립된 동서식품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오며 오랫동안 국내 커피믹스 시장을 점령해왔다. 그러나 이번 남양유업의 커피 전용 공장 완공을 앞두고 이를 의식한 듯 미리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월에는 자사 제품의 품질을 업그레이드시켜 시장에 새롭게 출시했으며, 이달에는 전국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프로모션에도 적극 나섰다.

이들의 신경전은 남양유업이 3년 전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이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남양유업이 '카제인나트륨'을 뺀 제품을 출시한 후 이와 관련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동서식품의 불만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동서식품 점유율은 지난 9월을 기준으로 77.4%를 기록, 여전히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동서식품의 독점 구조를 깨트리기 위해 남양유업은 이번 커피 전용 공장 완공을 기점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 계획이다. 이번에 완공된 공장은 경쟁사의 생산 규모보다 크지 않지만 국내 시장점유율 50%를 예상해 설계된 곳으로 연간 커피믹스 스틱커피 50억개를 생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남양유업은 신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Nouveau)'도 출시해 모든 회사의 역량을 커피믹스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제품은 커피믹스 첨가물 중 80%를 차지하는 카제인과 인산염을 빼고 이를 식품원료로 대체해 선보인 것으로, 커피믹스 시장에 또 한 번 '첨가물 논란'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웅 남양유업 생산개발총괄본부장은 "인산염은 과잉섭취해 체내 칼슘 함량과 불균형을 이룰 경우 골질환의 우려가 있다"며 "한국 성인들이 인산염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가공식품이 바로 커피믹스라는데 착안해 이를 뺀 커피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첨가물 안전성 여부를 떠나 우리가 커피를 만드는 궁극적인 목표는 첨가물 없이 자연식품에 가까운 제품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제품 선택의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고 이번에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8년 이전까지 커피믹스 시장에서 2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한국네슬레는 남양유업 등장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시장점유율이 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파하고자 한국네슬레는 커피 브랜드 중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없애고 모든 인스턴트 커피 브랜드를 '네스카페'로 통합시켰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네스카페 신선한 모카', '네스카페 신선한 리치' 등 커피믹스 2종을 새롭게 출시하고 향후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한국네슬레 관계자는 "우리의 글로벌 소싱 능력과 기술력, 엄격한 품질관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커피믹스 제품을 출시했다"면서 "이 제품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남양유업 "한국 커피 세계에 알리는 선구자 될 것"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3사(社) 중 유일한 국내 토종기업이다. 지금까지 주요 커피 제조 회사들은 외국 합자 기업 등의 한계로 공식적인 수출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이번 공장 완공을 계기로 독자적인 브랜드와 기술을 사용, 전 세계에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어 해외 판로 개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커피 수출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빠른 시일 내에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세계 3대 커피 시장에 진입해 한국 커피를 세계에 알리는 선구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커피사업 진출 초기인 2011년 2월부터 커피 공장 건설에 착수, 2012년 3월 건축 공사를 시작한 후 1년 8개월 만에 커피 전용 공장을 완공했다. 이 공장의 본격 가동과 함께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는 물론, 그간 판로를 뚫어왔던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접근성이 좋고 커피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중국, 러시아, 일본 시장 진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현재 네슬레와 크래프트사가 각각 점유율 70%, 15%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확실한 3위 기업이 없는 상황이다. 전체 시장 규모는 1.9조원으로 한국처럼 커피믹스(38%)가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기웅 남양유업 생산개발총괄본부장은 "중국시장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우메이 등 중국 대형 유통업체와 입점계약을 체결했다"며 "현지 최대 대형마트 체인 RT-마트(mart)와도 입점 협의 중으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중국에서 빅 3 자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중국 내에서 식품 사고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자국 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반면, 남양유업은 한국 대표 분유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제품은 첨가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중국 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커피 시장 규모가 6조원에 이르는 러시아 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 현지 유통업체인 KTC몰 등과 입점계약을 체결했다. 또 동부권 극동지역 3대 유통채널 중 한 곳과 입점 협의를 진행하는 등 지역 이원화 전략을 펼치고, 동결 건조 커피 B2B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현재 6.4조원의 커피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은 커피음료의 매출 비중이 47%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컵커피 시장은 1.3조원으로 한국의 6배 규모다. 남양유업은 시장 특성에 맞게 이미 지난 4월 컵커피 수출로 일본 내 판로를 확보한 상태이며 내년에는 컵커피 판매지역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2014년 상반기에는 커피믹스를 포함해 인스턴트 커피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넓혀 일본에 론칭할 예정"이라며 "추후 미국, 유럽 등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판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우리는 지난 10여년간 자사 제품 생산설비에만 약 4천500억원을 투입, 영업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해왔다"며 "특히 커피는 다른 회사와 달리 외국에 단 한 푼의 로열티도 지급하지 않고 고스란히 설비와 시스템에 투자함으로써 품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아시아 최대 커피수출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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