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세계 낸드 플래시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2분기 주요 업체들의 이익이 상승하며 시장 덩치가 커진 가운데 업체들의 경쟁도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업계 1위 삼성전자는 차세대 기술로 손꼽히는 3차원(3D) 수직 적층 구조의 'V낸드' 양산을 발표했고, 2위 도시바 역시 2년 만에 신규 공장을 건설해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7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트랜드포스는 최근 지난 2분기 주요 낸드 플래시 업체들의 이익이 전분기 대비 11.2% 상승, 총 57억7천550만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낸드 시장에서는 특히 낸드 플래시 가격이 상승하고 시스템 제품 수요가 꾸준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 플래시 시장이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또, 앞으로 가격 변동폭은 더이상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수년 동안은 SSD, eMCP, eMMC 등에서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차세대 'V낸드' 양산으로 '초격차' 전략 시동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익 규모 기준 세계 낸드 플래시 업체별 순위는 1위 삼성전자, 2위 도시바, 3위 SK하이닉스, 4위 마이크론, 5위 인텔 순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전분기보다 12.9% 증가한 21억8천410만 달러의 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지배력은 공고히 했다. 점유율 또한 37.2%에서 37.8%로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 6일 세계 최초로 3차원 수직 구조를 적용한 3D 낸드 플래시 'V낸드' 양산을 발표했다.
V낸드는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적층해 기존 수평 구조에서 발생하던 간섭효과를 해결, 집적도가 2배 이상 향상된 게 특징. 읽기·쓰기속도와 쓰기 횟수(셀 수명), 소비전력 등 또한 향상됐다.
경쟁사인 도시바와 SK하이닉스 등 역시 3D 수직 구조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양산시기가 빨라도 내년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삼성 입장에서는 이번 V낸드 양산으로 10나노급 이하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넘어 향후 1테라 비트 이상 낸드 플래시를 출시할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하량 증가, SSD의 강한 수요, 메모리카드와 USB 생산능력 증가 등으로 인해 안정적으로 이익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평균판매단가(ASP)는 약 5% 가량 줄었지만 비트당 출하량은 5~10% 늘어났다"고 말했다.
◆2위 도시바, 美샌디스크와 공장 증설…추격 고삐 죈다
2분기 세계 2위 낸드 플래시업체인 도시바는 16억5천940만달러의 이익을 거둬들였다. 지난 1분기보다 10.6% 성장한 수치로, 시장점유율은 28.7%에서 28.9%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D램익스체인지는 "도시바는 낸드 플래시 가격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 eMMC 및 SSD 점유을 증가에 힘입어 이익이 전분기 대비 10.6% 확대됐다"며 "낸드 플래시 시장이 극적으로 회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3분기에도 9~10%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도시바는 또, 미국 샌디스크와 총 4천억엔(한화 4조6천억원)을 투자,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에 19나노미터(㎚)보다 미세화된 16~17㎚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위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만의 신규 공장 건설 소문에 도시바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도시바가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한다고 보도했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도시바의 낸드 플래시 생산능력은 20% 증가한다.
◆SK하이닉스도 낸드 생산 확대, 마이크론은 엘피다와 연합 구축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2분기 8억4천50만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올려, 전분기 대비 무려 31.4% 성장을 달성했다.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2.3%포인트 상승한 14.6%를 기록하며 마이크론을 몰아내고 업계 3위를 차지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덕분에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이익이 크게 늘었다"며 "비트당 출하량 역시 2분기 29% 확대된 데 이어 3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20%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낸드 플래시 공급 현상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부터는 그동안 D램과 낸드 플래시를 같이 생산하던 청주M12라인을 낸드 플래시 전용으로 바꿔 생산량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생산량은 월 16만장 규모로 늘어났다. 3분기에는 자체 컨트롤러를 탑재한 소비자용 SSD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SK하이닉스 역시 빠르면 내년 3D 수직 구조를 적용한 낸드 플래시 'SMArT'(적층 방식 메모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반면 4위에 그친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지난 2분기 낸드 플래시에서 6억7천800만달러의 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보다 4.5% 가량 하락한 것으로 시장점유율 역시 11.7%로 전분기 대비 2.0%p 가량 하락하며 SK하이닉스에 3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지난달 말 약 1년간 이어온 일본 엘피다 인수 작업을 완료, 낸드 플래시 시장 공략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D램 사업을 엘피다에 맡기고 자신들은 낸드 플래시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인 것. 또, 마이크론의 낸드 플래시와 엘피다의 모바일 D램을 합쳐 멀티칩패키지(MCP) 시장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도 있다.
한편, 낸드 플래시 업계 5위 인텔은 2분기 4억1천350만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다. 점유율은 0.7%p 하락한 7.2%를 기록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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