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직장인 유모씨(33)는 지난 5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로 휴대폰을 새롭게 교체했다. 전에 사용하던 폰을 분실했는데 찾을 길이 없어 어쩔수 없이 새로 구입해야 했던 상황.
단말기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유씨는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이곳 저곳을 알아보던 차에 홍대 한 대리점이 큼직하게 내건 '위약금 대납, 할부금 공짜'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해당 대리점에서는 보조금조로 30만원 가량을 주겠다고 했다. 다만 가입한지 3개월이 지났을 유씨의 계좌로 입금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그 말을 믿고 갤럭시노트를 구매했다. 그리고 6개월여가 다 된 현재까지 유씨는 해당 대리점이 약속했던 금액을 받지 못했다. 계속 연락해도 대리점 측은 "내일 꼭 입금해주겠다"는 말만 할 뿐 아직까지 입금을 하지 않은 상태다.

◆공식대리점 방문해 제대로 된 정보 얻어야
소비자들에게 일단 '보조금을 주겠다'고 꼬득여 가입을 시킨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얌체 대리점들이 늘어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휴대폰 유통업계에 따르면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구매 수요자들이 부쩍 감소하자 몇 안되는 가입자들을 잡기 위해 대리점들이 '가입후 일정기간이 지났을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제대로 지키질 않는 것이다.
더구나 대리점의 이같은 약속을 믿고 휴대폰을 구입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중에 해당 대리점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딱히 피해보상이나 약속 이행을 요구할 근거조차 없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아이뉴스24가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일대와 홍대 주변, 명동 및 종로 등의 주요 대리점들을 조사한 결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가 엄격해 보조금을 줄 수 없다"는 대리점들이 대부분이었다. 대부분은 통신사의 약정할인 프로그램을 통한 기본 할인이나 혹은 제휴 카드를 통한 할인프로그램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대리점들은 "당장은 보조금 단속이 심하기 때문에 (현금을)지급할 수 없지만, 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있어 나중에라도 보조금을 챙겨주겠다"고 가입자들을 유혹하는 곳도 있었다.
한 휴대폰 유통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17만원 갤럭시'에 대한 인상이 강해서인지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부터 보조금이 얼마냐고 묻는다"면서 "(보조금이 없다고 하면)대리점 입장에서는 번번히 고객을 눈뜨고 놓치게 되니 일부 대리점에서는 일단 가입을 시킨 후 나중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사들은 입을 모아 "대리점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이용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약관에 의해 권리를 행사하고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데 대리점의 그같은 구두 약속은 아무런 구속력이 없어 그런 약속을 믿은 소비자만 결국 낭패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와 같은 경우라면 같은 값을 줬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속은 기분이 들고 대단히 불쾌할 것"이라면서 "그같은 잘못된 안내를 하지 않고 믿을만한 정보를 드릴 수 있도록 SK텔레콤은 '공식인증대리점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은 이같은 공식인증 대리점을 이용한다면 불쾌한 일을 당하는 일이 적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T 역시 "그같은 상황에 처한 고객들께 통신사 차원에서 해 드릴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다"면서 "소비자께서 직접 가입에 대한 조건과 대리점의 이행여부를 보다 꼼꼼히 따져보시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KT도 안심인증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결국 위와 같은 사례는 공식 대리점이 아닌, 2차, 3차 판매를 하는 '판매점'에서 대부분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KAIT)는 이동통신3사와 함께 '공짜 단말기는 없습니다'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통신3사 공식 대리점 및 직영점에 '공짜 단말기는 없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붙이고, 불법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회유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KAIT 이화복 팀장은 "불법 텔레마케팅이나 판매점들의 호객행위로 인해 소비자가 선의의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도 공식인증대리점 등을 이용하면 보다 정확한 판매정보를 통해 합리적인 통신서비스 가입과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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