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인식 기술, 어떤 것들인가 봤더니...

[김국배기자]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눈과 얼굴을 인식해 화면을 보고 있을 때는 꺼지지 않는다. 자동차의 문에 손가락을 가져가면 지문으로 문이 열리고 회사 입구의 카메라가 출근하는 직원들의 얼굴을 인식해 ID카드 없이 문을 열어준다.

과거에는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사용되던 생체인식 기술이 일상생활까지 적용 영역을 넓히면서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문이나 얼굴인식 등 활용도가 높은 생체인식 기술부터 서명이나 걸음걸이 인식처럼 아직까지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지 않은 기술까지 저마다 꾸준히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생체정보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다중생체 인식기술도 대두됐다.

◆신체나 행동 특성으로 개인 식별

생체인식 기술은 기본적으로 개개인의 변하지 않은 특성을 이용한다. 이를 자동화된 수단으로 등록·저장하고 상황에 따라 제시한 생체정보와 비교하는 것이다.

인간의 몸 자체가 정보의 원천이므로 도난이나 위조, 분실 등의 위험이 적다는 게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이다.

생체인식 기술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지문이나 얼굴, 홍채, 망막 등의 신체적 특성을 이용한 방법이다.

지문인식와 같은 경우 생체인식 중 가장 오래되고 일반화된 기술로 이미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일상생활에까지 적용될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출시되는 지문인식시스템은 손가락을 스캔하면서 손가락이 살아있는 사람의 것인지도 검사한다. 위조된 지문을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다른 하나는 서명이나 음성, 걸음걸이 등 사람의 습관처럼 행동학적인 특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조금은 생소하고 아직까지 신체적 특성을 이용한 생체인식 기술만큼 발전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또 다른 활용이 기대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최근 가트너는 생체인식 기술을 21세기 유망 20대 기술로 선정하기도 했다.

◆음성·서명·걸음걸이 인식 등 다양…아직까지 기술적 수준은 초급단계

생체인식 기술의 원리는 다양하다.

그 중 음성인식 기술은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로 행동학적 특성을 이용한다.

말 자체가 아니라 말을 할 때의 음성학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특징이다. 억양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음성경로, 비강과 구강의 모양 등에 의존하는 것이다. 성대모사와 같은 방법으로는 모방할 수 없지만 에러율이 높은 것이 단점이다.

다른 생체인식과 달리 음성을 취득하는 장치가 상대적으로 저가인 마이크이기 때문에 비용이 덜 드는 것은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서명인식 기술은 사용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서명을 이용한다. 영상처리 기술을 이용하는 서명 인식 기술에는 이미 작성된 서명을 이용하는 '정적'인 방법과 서명하는 과정을 '동적'으로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

동적인 서명 인증은 원본 서명 데이터와 새로운 서명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쓰이는 방법' 사이에서 비교가 이뤄지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 정적 방법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획순이나 글씨를 쓸 때 가해지는 힘 등을 대조하기에 다른 사람의 서명을 한 번 보고는 간단히 정보를 수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걸음걸이 인식기술은 일반적인 사람의 눈이 원거리에서 걸어오는 사람의 걸음걸이 모양을 보고 구분해 낸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출입통제시스템에서 문을 향해 걸어오는 사람의 실루엣을 취득해 구분요소로 사용될 수 있다.

이밖에 기기에 올려놓은 손의 모양에 대해 상대적인 거리와 각도 등을 측정하는 손 모양 인식 기술, DNA를 비교하는 DNA 인식 기술, 손등 정맥의 패턴을 인식하는 손등정맥 인식 기술 등도 있다.

한편, 2009년 한국바이오인식포럼(KBA)에서 발간한 '국내 바이오인식 산업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인식 시장규모는 올해까지 약 14%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하며 약 2천26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