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불출마 종용', 대선 朴 vs 安 양자구도 촉매?

[채송무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이 유력한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종용하며 협박했다는 메가톤급 폭로가 벌어져 대선 정국이 박근혜-안철수 양자 구도로 재편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안 원장의 최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는 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준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이 지난 9월 4일 아침 7시57분 경 자신에게 전화를 해 안 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 공보위원이 협박했다는 내용은 안 원장이 불출마 하지 않으면 안랩 설립 초창기인 1999년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는데 그와 관련해 투자팀장인 강모 씨에게 주식 뇌물을 공여한 의혹과 안철수 원장이 목동에 거주하는 음대 출신의 30대 여성과 최근까지 사귀고 있었다는 의혹을 폭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당장 대선을 100여일 앞둔 상황에서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통합당이 정기국회에서 이번 '불법 사찰' 사건을 문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향후 안 원장에 대한 사찰 의혹은 대선 정국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안 원장에게 확인한 결과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한 치의 의혹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사건을 언론에 보도된 안 원장에 대한 사찰 논란과 연결했다.

금 변호사는 "정씨의 언동에 비춰볼 때 정보기관 또는 사정 기관의 조직적인 뒷조사가 이뤄지고 그 내용이 새누리당 측에 전달되고 있지 않느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며 "일부 언론 뒤에 숨은 보이지 않는 거대 권력이 현 상황을 지휘하고 있지 않은지 강한 의문을 갖게 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날 폭로 직후 정준길 박근혜 선대위 공보위원은 '오랜 친구인 금태섭 변호사에게 기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한 것 뿐'이라고 전혀 다른 입장을 강조했다.

정 공보위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 기자나 시중에서 들은 몇 가지 이야기들을 전달했다. 안 원장의 출마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금태섭 변호사는 안 원장의 측근이기 이전에 우리는 오랜 시절 만나온 친구관계이므로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공보위원은 또 "친구 사이 대화를 두고 '협박' '불출마 종용'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한다"며 "일개 공보위원에 불과한 제가 안 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거나 협박할 입장이나 지위에 있지도 않고 그러한 이야기를 전달 할 입장에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 측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함으로써 상당 기간 안 원장에 대한 사찰 의혹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여당 후보이면서 현재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박근혜 후보 측이 범야권의 주요 후보군인 안 원장을 사찰하고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의혹이어서 그 폭발력은 표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여기에 상당 기간 대선 정국에서 1, 2위를 다투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원장이 이번 사건을 통해 정면으로 맞붙게 되면서 향후 대선 정국이 박 후보와 안 원장의 양자구도로 짜여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