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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묘수를 찾아라]게임, '실크로드' 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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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중국·일본 등 해외 시장공략에 나선 국내 기업들

휴대폰이나 TV같은 하드웨어(HW)와 달리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SW) 수출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게임은 업계의 많은 노력 끝에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지난 2010년 국내 게임산업의 전체 수출액은 16억610만달러, 우리돈 약 1조8천3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대비 29.4% 증가한 성과로, 온라인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96.2%인 15억4천485만달러(우리돈 약 1조7천600억원)에 달했다.

사실상 국내 게임산업 수출의 대부분은 온라인게임 판매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 국내 게임업체들은 내수시장 포화로 인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면서 돌파해 나가고 있다. 국내에선 성숙기에 도달했지만 전세계적으로 온라인게임은 2009년 22.5%에 이어 2010년 26.5%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지화-인프라 구축으로 시장공략

지난해의 경우 특히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의 수출 성장세가 눈부시다.

넥슨은 2010년 전체 매출 9천343억원의 64%인 5천980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대비 27% 증가한 수치로 중국 텐센트를 통해 서비스하는 '던전앤파이터'가 지난 7월 최고동시접속자수 26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2011년 1분기 703억원, 2분기 902억원, 3분기 991억원의 해외매출을 기록하며 매 분기마다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해외 시장 진출 이전이나 초기부터 게임 서비스를 위해 현지 유저 유형에 맞는 게임을 고르고 부분유료화 도입과 최적 마케팅, 시장에 적합한 결제수단 등 인프라 구축에 신경을 썼다는 점이다.

넥슨은 경쟁보다는 협력을 좋아하는 일본 게임 이용자 성향에 맞춰 '메이플스토리', '테일즈위버', '던전앤파이터(아라드전기)' 등 RPG 장르의 게임으로 핵심 라인업을 구성했다.

또한 일본은 아직까지도 온라인 게임시장이 전체 게임 시장의 10% 미만(약 6%)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지 못한 데 이 때문에 넥슨은 시장 진출 초기부터 TV 광고를 통해 온라인 게임이 무엇인지, 넥슨이 어떤 회사인지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넥슨은 일본 온라인 게임업체 중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PC패키지 및 콘솔게임이 시장 내 주류를 형성하고 있어, 온라인 게임 고유의 '게임 내 부분유료화 모델'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편이다. 때문에, 넥슨의 미국 법인인 넥슨 아메리카는 유명 콘퍼런스나 간담회 등을 통해 '게임 내 부분 유료화 모델'의 성공 사례 등을 피력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유통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을 통해 '넥슨 게임 카드'라는 선불카드를 유통시켜, 북미 이용자들이 무료로 게임을 즐기면서도 편리하게 (아이템 등을) 유료 결제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크로스파이어'의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도 중국 FPS게임 이용자들의 취향을 파악하여 게임성을 대폭 수정한데 이어, 현지 퍼블리셔인 텐센트를 통해 적시에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글로벌판권사인 네오위즈게임즈는 열악한 중국의 네트워크 상황과 저사양의 PC 환경에 맞추기 위해 오랜기간 테스트와 최적화 과정을 거쳤다. 또한 대규모 접속에 따른 장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다수의 한국 개발 및 기술진들이 현지에 체류하며 게임의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텐센트의 막강한 시장 영향력과 마케팅·홍보전략을 활용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QQ메신저는 중국 시장점유율 1위로 대규모 이용자를 위한 효율적인 마케팅, 홍보전략에 적절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3분기 매출액은 1천74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7%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해외매출은 1분기 48%, 2분기 54%에 이어 매 분기마다 전체 매출에서 비중을 높여 갔다. 네오위즈게임즈의 해외 매출 증가는 총싸움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최대 동시접속자수 3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는 데서 힘입은 것이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경우, 2011년 해외 및 로열티 매출의 비중은 1분기 35%, 2분기 29%, 3분기 31%로 다른 회사들에 비하면 높지 않은 편이나 성장의 외형을 유지하고 있다.

북미·유럽 통합법인인 엔씨소프트 웨스트는 '길드워'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2005년 매출 1천459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 2009년에는 2천779억원, 2010년에는 2천33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5년 새 매출이 약 60% 이상 증가했다.

2000년 5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한 엔씨소프트는 '길드워'를 통해 2010년 기준 누적매출 1천888억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는 연내 북미 시장에서 후속작 '길드워2'의 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북미 이용자의 경우, 자신들이 잘 아는 IP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게임쇼에 참가해 이용자들과 소통하면서 회사의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중국·아시아 기반 북미·유럽 진출 성과

전반적으로 국내 게임 산업의 해외매출 비중이 높아진 것은 중국과 아시아권에 진출한 게임들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는 것과 더불어 해외사업의 영역이 유럽 및 북미시장으로까지 확대된 덕분이다.

지난 2010년 국내 게임의 수출 국가별 비중은 중국(37.1%), 일본(27.1%), 동남아(15.1%) 순으로 이어졌지만 콘솔 게임의 본고장인 북미(9.2%)와 유럽(8.6%)으로 수출되는 금액도 무시 못할 수준에 이르렀다.

넥슨의 북미지사인 넥슨아메리카는 지난 2007년 현지 매출 348억원을 기록한 이후 2년 뒤인 2009년에는 540억원, 2010년에는 63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넥슨아메리카는 북미 시장에서 최초로 선불카드를 도입하는 등 부분유료화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지난 2010년 12월 '메이플스토리'가 최고동시접속자수 13만6천명이라는 신기록을 만들어냈으며 총싸움게임(FPS) '컴뱃암즈'의 경우에도 현지에서 5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상태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의 북미 서비스를 종료하고 '아이온'의 서버 규모를 축소하면서 2011년 3분기 북미 시장 매출액이 65억원에 그쳤지만 오는 2012년 론칭할 예정인 '길드워2'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특히 중국 시장에서 1위 배급업체인 텐센트와 '리니지', '리니지2', 차기작 '블레이드&소울'의 배급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마쳤다.

'테라'의 개발사인 블루홀스튜디오는 2012년 북미·유럽시장 진출을 목표로 영어·불어·독일어 등 3개 언어 버전의 현지화작업을 진행 중이다.

블루홀스튜디오는 북미법인 엔매스엔터테인먼트(대표 양재헌)를 통해 오는 2012년 상반기 중 '테라'의 북미 지역 공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으로 유력 매체에 광고를 집행하는 대신 게임쇼 출품 등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김강석 블루홀스튜디오 사장은 "'테라'의 경우 신생회사의 알려지지 않은 IP로 현지의 유명한 타이틀과 경쟁하기에는 마케팅이나 PR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테라'는 소셜미디어, 'E3', 'PAX' 등의 행사를 통해 기존 MMO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블로거들을 초청해 '테라'가 주목할만한 게임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2년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중견 개발사들, 수출이 돌파구

국내 게임시장이 성장세이긴 하지만 내수시장이 포화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에 따라 중견 개발사들도 해외시장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안정적인 매출원으로 꼽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경우, 2009년부터 '아이온', '테라' 이외에는 이렇다 할 성공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시장 초기와는 달리 높아지면서 게임 개발은 점차 대작화되는 추세다.

시장에 자사 게임을 대작으로 자리매김 할 수 없는 중견 개발사들로선 시장의 흐름에 적절히 대응해야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것. 중견 개발사들은 현지 배급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의 수출 방법을 택하지만 법인을 설립하거나 국내에 서버를 두고 게임을 운영하는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GSP) 방식을 도입하는 곳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총싸움게임 '포인트블랭크' 개발사인 제패토는 태국·인도네시아·터키·이탈리아 등 9개국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제패토 권대호 포인트블랭크 본부장은 "국내 업체가 잘 진출하지 않는 터키와 이탈리아에 진출해 있으며 괜찮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PC방이 존재하는 지역의 경우 이용자들이 FPS에 익숙한 경우가 많아 외국 게임에 대한 이질감이 없으며 북미·유럽의 경우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소프트닉스는 필리핀, 페루 지역에 직접 지사를 설립했으며 30개 이상의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브라질에서 '건바운드'를 서비스하며 중남미 온라인 게임시장과 인연을 맺은 소프트닉스는 현지에서 5천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가입된 온라인 게임포털을 서비스하고 있다.

골프게임 '샷온라인'의 개발사인 온네트는 지난 2006년 온네트USA를 설립한 데 이어 독일·일본·태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온네트USA는 50여명의 개발인력을 통해 자체개발작 '큐팡'을 출시하기도 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다.

조이맥스의 자회사 아이오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액션게임 '로스트사가'는 인도네시아에서 총 가입자수 220만명, 최고 동시접속자수 5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1994년에 설립된 1세대 게임개발사인 소프트맥스는 캐주얼게임 'SD건담 캡슐파이터 온라인'을 건담 시리즈의 원저작국인 일본 뿐 아니라 홍콩/마카오·대만·일본·인도네시아·태국 등에 서비스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1일부터 북미지역에서 현지 배급사 OG플래닛을 통해 공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소프트맥스는 현재 Xbox 360용 '던전앤파이터'를 개발 중으로 온라인게임 뿐 아니라 콘솔 게임 부문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Xbox 360용 '던전앤파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직접 전세계에 배급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경우 네트워크 안정성과 부분유료화에 있어 체계화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이제 게임산업은 단순히 게임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게임산업을 둘러싼 에코시스템을 조합시키는 것인데 국내 게임업체는 이러한 측면에서 다른 해외업체보다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별취재팀(강호성 팀장, 김관용 기자 g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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