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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중화권을 다시 보자-중] IT산업의 '중화'를 꿈꾸는 대만-중국 '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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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쌀'로 일컬어지는 반도체는 대만의 최대 수출품이자 중국의 차세대 주력 산업이다. 중화권을 대표하는 중국과 대만은 서로 손을 맞추며 21세기 최고의 반도체 강국을 꿈꾸고 있어 세계 IT산업에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 세계 최대의 경쟁력, 중국계 ‘파운드리’ 산업

▲ 중국의 반도체 투자 열기

‘IT 강국이 되려면 반도체 공장을 세워야 한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는 반도체 공장건설에 밤낮을 잊었다. 오는 2005년까지 베이징과 상하이에는 각각 20여개의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연평균 25%의 성장세를 유지해 2005년이면 시장규모가 4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이은 세계 2위권의 시장이다.

최근 중국 상하이 지역을 다녀온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는 반도체 라인 건설에 밤낮을 잊은 도시"라고 분위기를 전할 정도다.

현재 중국 반도체산업의 수준은 4~6인치급 웨이퍼를 가공하는 수준이다. 8인치 웨이퍼 가공이 주력인 선진 기업들과는 아직 5년 이상의 격차가 나고 있다.

그러나 10년만 지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 변화의 움직임은 여기저기서 벌써부터 감지된다. 중국 정부는 공장부지를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며 세계적인 반도체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기업이 중국으로 짐을 꾸리고 있다. 미국, 일본, 대만의기업들이 중국행에 서두르고 있다. 실리콘밸리 최고의 중국계 기술자들도 '고국행'에 주저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D램 기업인 하이닉스반도체의 노후 설비와 기술력 인수에 중국의 3개 컨소시엄이 뛰어든 것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열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 대만, 파운드리 저력은 '원·투·쓰리' 펀치

중국이 반도체 강국진입하는데는 대만의 세계적인 파운드리 업체들이 한 몫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생산기지 확보를 위해 벌써부터 중국행을 시도하고 있는 대만 업체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기술이전도 시간문제다.

TSMC, UMC, CSM 등 세계 1~3위 파운드리 기업의 노하우가 중국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파운드리란 웨이퍼 가공시설이 없는 설계전문 업체들을 대신해 칩을 제조해 주는 생산 서비스를 말한다. 칩 제조기술과 설계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고객이 원하는 '맞춤 제품'을 서비스할 수 있다.

TSMC는 14개 생산라인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 전문업체. 웨이퍼 가공능력만 월 30만장에 이른다. 지난해 이 회사는 39억2천만 달러(잠정)의 매출을 올렸다. 한창 호황이던 2000년에는 50억2천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0년 영업이익은 18억2천800만 달러에 달했고 당기순이익은 19억6천600만 달러(전년대비 39.2%)로 집계됐다.

11개의 생산라인(FAB)을 갖춘 UMC도 작년 18억7천만 달러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2000년 실적은 31억7천400만 달러의 매출에 영업이익(2000년)이 13억1천600만 달러. 당기순익 역시 15억3천400만 달러에 달했다.

3위 업체인 CSM은 6개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매출이 4억7천만 달러로 부진했지만 2000년에는 11억3천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억5천400만 달러, 당기순익이 2억4천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종합반도체(IDM) 기업들이 외주 생산을 늘려감에 따라 올해 두자릿 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세미코리서치는 33~34%, 메릴린치는 15~29% 매출증가를 예상한다. 열매의 대부분은 대만의 '빅3'가 차지한다.

모토롤러가 전체 생산의 50%,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25%를 파운드리를 이용할 계획이다. 일본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도시바 역시 오는 2003년까지 전체 칩 생산의 25%, 장기적으로는 50%까지 파운드리를 이용키로 했다.

▲ 중국 투자 활발

대만 파운드리 업체들은 '물반 고기반'으로 일컬어지는 중국 반도체 시장공략과 생산기지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넘버 '투'에 만족하지 못하는 UMC는 1위 등극을 꿈꾸며 중국에 1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공장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UMC의 존 쉬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쑤저우시와 반도체공장 건설을 위한 협정을 맺었다.

쑤저우시는 약 40헥타르(㏊)에 달하는 부지를 UMC에 무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향후 10년간 법인세(15%)도 절반 감면받는 조건이다.

필립스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TSMC 등 3개사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 공략에 나섰다. 이들은 300㎜ 웨이퍼가공용 팹을 건설할 계획.

TSMC의 최대 주주(30%)인 필립스는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 12억 달러 규모의 200㎜ 파운드리 합작사 SSMC를 설립하기도 했다. ST마이크로와는 3000㎜ 웨이퍼 도입을 위해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들 업체들은 불황 속에서도 투자비를 크게 줄이지 않고 있다. TSMC의 하베이 창 부사장 겸 재무책임자(CFO)는 신규 설비투자를 작년보다 20~25% 줄이는 정도에서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TSMC는 당초 올해 투자비를 작년보다 30~35% 줄이기로 했지만 다시 재조정키로 했다.

그는 "따라서 2분기는 1분기보다 수익이 5~10%가량 증가하고 공장가동률도 6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UMC도 올해 투자지출 규모를 당초 계획대로 8억 달러선을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예산을 조기집행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할 계획이다. 이 회사 피터 창 부사장은 "정보가전 및 통신용 칩의 수요 증가로 3분기 이후 흑자가 예상된다"며 "2분기부터 라인 가동률이 7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국-대만 연합 전선, 전 세계 IT 강자로 부상

흔히 중국인들은 "중국은 21세기 최대의 시장이고, 21세기는 중국인 천하"라고 호언한다.

대만을 포함해 홍콩, 싱가포르로 대표되는 중화권역은 물론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몰려든 세계 각지의 중국인들은 중국 IT 시장의 성장에 높은 관심과 열의를 갖고 있다.

특히 대만 IT 기업의 중국 진출은 단순한 수익 확보와 대만 IT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범중화권 IT 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면에서 타 국가와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대만의 앞선 기술과 자본, 중국의 풍부한 자원과 고급 인력, 높은 성장률이 결합했을 때 중화권 IT 시장은 일본과 한국, 싱가포르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현재 아시아 IT 시장 구도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발휘한다.

TSMC의 CFO 하비 창은 "반도체는 물론 대만 IT 산업 전체가 중국과 보다 긴밀한 협력을 원하고 있고 점차 이러한 협력관계가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며 "중국-대만 IT 전선이 결과적으로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 IT 시장의 최대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인근 국가들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첨단 기술 업체들이 속속 중국 시장으로 몰려 들고 있지만, 이들 업체들이 과연 중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점차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빠른 성장과 탁월한 기술 모방 능력, 엄청난 잠재력을 감안할 때 선진 업체들이 제공하는 기술과 노하우가 결국 중국의 경쟁력만 향상시킨다는 의견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저명한 정책 연구가 오마에 겐이치는 최근 대만에서 가진 강연에서 대만이 앞으로도 계속 IT 부문의 경쟁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대외 협력이 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만 IT 산업의 미래는 대만이 중국의 산업 경제, 금융, 기업 환경을 아우를 수 있는 e비즈니스 중계 무역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겐이치는 "대만이 지닌 최대 장점은 중국어를 쓰는 중화권 국가 중에서 가장 IT 산업이 발달한 나라라는 것"이라며 "늦어도 3~4년 후에는 중국-대만으로 대표되는 중화권 IT의 위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현우기자 fineapple@inews24.com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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