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삼성전자가 7일 올 1분기 실적 예상치(가이던스)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시장의 기대감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연초 3조5천억원을 웃돌던 영업익 예상치는 최근 2조7천억원까지 내려간 상태.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업황악화로 영업익이 3조100억원까지 하락하면서 이를 바닥으로 고개를 들던 1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2분기로 미뤄야 할 전망이다. 다만 2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한 상태. 삼성전자가 실적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얼마나 확인시킬 지 주목된다.
6일 관련업계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익이 2009년 2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저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는 7일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앞두고 최근 1분기 영업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2조8천억원 대까지 내려갔다. LCD부문의 실적악화가 예상보다 심화될 경우 2조7천억원대까지 내려 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2분기 2조6천700억원(IFRS 적용) 이후 최저 수준. 지난해 4분기 까지 이어지던 분기 영업익 3조원 행진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사상최대에서 최저로, 1년새 업황 '반전'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익 4조4천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호황국면에 들어선 반도체와 LCD에 계절적 비수기에도 휴대폰과 평판TV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간 영업익 17조원 시대 개막을 예고했다.
하지만 1년새 상황은 역전됐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및 LCD 값 하락에 세트 부문의 글로벌 경쟁격화 및 수요위축에 따른 판가하락 등 여파가 올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당초 지난 4분기를 저점으로 예상됐던 1분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살리지 못한 것.
TV 수요가 예상만큼 회복되지 못하면서 LCD와 TV 실적의 동반 하락과 함께 4분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했던 갤럭시S 효과를 갤럭시탭으로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지난해까지 이어지던 사상최대 실적 행진에도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TV·휴대폰 출하량 늘고도 이익은 ↓?
1분기 실적 둔화는 TV 수요와 스마트폰의 바톤을 이어받은 태블릿PC 실적이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은 데다, 판가하락 등으로 전년대비 출하량이 늘고도 수익성은 떨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휴대폰의 경우 7천만대 안팎으로 지난 4분기 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 6천400만대 보다는 많을것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통신부문 이익은 태블릿PC인 갤럭시탭 출하량이 당초 예상의 절반수준인 100만대에 그치고, 가격하락 및 비용 증가로 전년 수준인 1조1천억원대 안팎에 그쳤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삼성전자의 올해 태블릿PC의 연간 판매목표는 당초 1천만대에서 700만대 수준까지 하향조정되는 분위기다.
TV 역시 판가하락 등으로 출하량 증가에도 수익성 개선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그동안 부진했던 생활가전 부문의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TV와 가전이 포함된 디지틸미디어부문(DM)은 4분기 적자에서 1분기 손익분기점 수준의 흑자전환이 점쳐지고 있다.
TV 수요 부진과 패널가 하락은 LCD부문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1분기 AMOLED 부문 이익효과가 1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이같은 LCD TV 수요부진과 업황악화, 또 구리공정 도입에 따른 낮은 수율 등 문제로 LCD 영업익은 1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LCD 부문 적자폭이 커질 경우 삼성전자 1분기 전체 영업익이 2조8천억원을 밑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통신과 DM, LCD 부진 속에도 그나마 반도체는 1조6천억원대 영업익으로 수익성 하락을 방어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 D램과 낸드플레시 가격하락이 둔화되고 3월들어 일본 지진 여파로 반등세를 보이는 등 업황이 다소 개선된 게 한 몫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분기 바닥론 '우세'…2분기 회복세 '탄력'
다행히 1분기 실적에 대한 바닥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2분기부터 반도체 미세공정효과 및 가격안정화에 따른 본격적인 이익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LCD, 휴대폰 등도 신제품 출시 효과 가세하면서 빠르게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미래에셋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1분기가 이익의 바닥이 될 것"이라며 "2분기부터가격안정화와 신제품 출시 효과가 가세, 본격적인 이익회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올 2분기 반도체 이익은 4분기와 올 1분기 2조원을 밑돌던 데서 2조원을 회복하고 LCD 역시 가격안정에 따라 2천억원대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휴대폰과 TV 역시 프리미엄 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영업이익률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기대속 최근 NH증권은 2분기 영업익 전망치를 기존 3조4천억원에서 3조7천억원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특히 반도체와 LCD 업황개선 등 효과가 기대를 웃돌 경우 3조8천억원~3조9천억원까지 많게는 4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는 반도체와 LCD 부문의 실적 회복으로 3조8천억원의 영업이익 시현이, 3분기에는 4조9천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낙관했다.
삼성전자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태. 바닥 확인과 함께 2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 확인이 이번 실적시즌의 관전포인트인 셈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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