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이 스마트폰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게임, 일정관리 등 기존 PC프로그램을 옮겨왔던 기존 애플리케이션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사용자 체험(UX)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생겨난 셈이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이하 AR)을 이해하기 위해선 일단 스마트폰이 어떻게 우리 현실을 바꿔놓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모바일 단말기에 자유롭게 응용프로그램을 받아 실행하고, 인터넷망에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폰, 모토로이 등 지난해부터 국내 출시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이런 생각을 180도로 바꿔 놨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나 촬영한 사진을 쉽게 인터넷에 올리고, GPS로 자신의 위치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 증강현실은 이런 스마트폰 환경에 최적화된 응용프로그램이다.
위키백과사전에 따르면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을 합성해 원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개념이지만, 간단하게 우리가 ‘요술 안경’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종류와 기능이 여러 가지이며,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아 스마트폰에 설치해 쓸 수 있는 요술 안경 말이다. 어떤 안경은 주변에 있는 카페를 종류별로 찾아주고, 어떤 안경은 약국을 찾아 준다. 또 다른 안경은 ‘피자’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주변의 피자가게를 찾아준다. 내 주변에서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 있는지, 어떤 생각들을 트위터에 올리고 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 증강현실은 최근에서야 유명해진 개념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아직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에서는 미래를 이끌 10대 혁신기술 중 하나로 증강현실을 꼽기도 했다. 그만큼 쓰임새가 많다는 뜻이다.
증강현실 대표 애플리케이션 ‘레이어’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애플리케이션은 ‘레이어(Layar)’다. 안드로이드 마켓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애플리케이션이다. 내가 카메라를 통해 보고 있는 휴대전화 화면에 주변의 맛집 정보, 카페 정보, ATM기 정보는 물론 주변 트위터 사용자 정보까지 볼 수 있다. 특히 레이어를 추가하면 추가할수록 검색의 범위가 더욱 넓어지며, 외국 애플리케이션이지만 국내의 위치정보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주변의 트위터를 찾고 싶으면 검색해 ‘트위터’ 레이어를 찾아 추가하면 된다. 또 단순히 검색해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내비게이션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일단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둥근 레이더 위에 밝은 점으로 표시되고, 눈앞의 화면에는 해당 지점의 위치가 둥근 로고 형태로 표시된다. 이를 클릭하면 자세한 위치정보가 표시되고, 심지어는 곧바로 전화를 걸어 확인할 수도 있다. 수평면상에 위치한 정보가 너무 많아 위치를 알기가 힘들다면 지도 모드로 전환, 구글맵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지역성에 초점 맞춘 국내산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아팜은 자신의 GPS정보를 등록하면 바로 500미터 내에 위치한 약국들을 검색해 준다.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작은 상처가 났을 때, 구급약이 없을 때 당황했던 사용자들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검색 목록에 떠오른 약국을 누르면 바로 카메라 화면이 열리며 약국의 방향이 바닥에 표시된다. 내비게이션처럼 사용해 약국을 찾아갈 수도 있지만, 폰을 눕히면 바로 지도가 떠오르며 지도상에서도 볼 수 있다. 한글로 표시되어 있어 친숙할 뿐만 아니라 사용법도 단순해 초보자도 쉽게 직관적으로 쓸 수 있다.
‘어디야’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지하철역, 맥도날드, 스타벅스, 대형마트 검색 카테고리 외에도 검색을 통해 자유롭게 키워드를 고를 수 있다. 특히 같은 단어를 선택해 넣어도 외산 애플리케이션보다 더욱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점은 매력적이다. 이밖에도 주변 카페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니드커피’, 다양한 검색키워드를 한 애플리케이션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마이포인트’, 지하철 입구를 전문적으로 찾아주는 ‘지하철 AR’ 등 국내 사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증강현실로 ‘보물찾기’까지 가능
증강현실이 ‘화두’가 되다 보니, 국내 최초로 이를 이용한 광고 이벤트도 등장했다. 아이폰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나루씨이엠’에서 개최한 보물찾기 이벤트가 바로 그것. 내용은 간단하다.
‘세카이카메라’라는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주변에 갖다 대고, 나루씨이엠의 로고가 떠오르는 곳을 찾아 클릭하면 보물찾기에 응모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증강현실로는 처음 이뤄진 이 이벤트는 소소하게 이뤄졌지만 큰 반향을 얻었다.
나루씨이엠 윤여길 마케팀팀장은 “소소한 경품을 내걸었는데도 제품이나 브랜드 노출효과가 탁월했다”며 “트위터로 소비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기업의 마케팅 이벤트를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까지 생겨났다. 지방의 경우 보물을 숨겨놓을 수 없어 이벤트 진행이 불가능했는데, 직접 이벤트를 즐기고 싶어 하는 지방 소비자들이 직접 보물을 숨기겠다고 나선 것.
윤 팀장은 “증강현실이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탁월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은 많지만, 이를 이용해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M
글 |이지은 기자 leez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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