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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독자플랫폼 포기? 구글 도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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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임원 방한... 구글 앱스 파트너 에디션 본격 검토

구글의 메일프로그램인 '지메일'이나 오피스 프로그램인 '독스'를 국내 이동통신회사가 자사 브랜드로 직접 서비스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동통신3사가 자사 서비스와 관련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구글 플랫폼 도입을 본격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자사의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을 구글 것으로 하겠다는 의미여서, 국내 모바일 생태계를 크게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PC 업체들이 MS 윈도우를 받아들인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KT가 들여온 아이폰은 단말기에 국한하지만, 이번 구글 플랫폼 도입은 서비스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훨씬 주목되고 있다.

◆'구글 앱스 파트너 에디션' 계약 임박...본사 임원 방한

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국내 이통3사는 구글측과 자사의 기업 및 개인 고객 대상 서비스를 구글 플랫폼 기반으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의를 진행, 계약 체결이 임박했다.

'구글 앱스 파트너 에디션'에 참가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구글 본사 임원이 방한하기도 했다. 3사 모두 한꺼번에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은 낮지만 구글측이 먼저 계약을 체결하는 기업에 일정 기간 우선 사용권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전세계적으로 구글 앱스 파트너 에디션에 참가한 통신사는 버라이즌 등이 있다.

이와관련 구글 앱스 판매사인 넷킬러의 정성욱 사장은 이번 건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국내 이통사, '파스'로 승부수...중소 SW 기업에 도움될 듯

국내 이통사가 구글과 계약하면 구글 측에 일정 정도의 사용료를 준 뒤 구글의 운영체계(OS)와 이를 포함하는 소프트웨어플랫폼에 기반해 자사 고객에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에 기본 탑재돼 있는 지메일이나 칼렌더를 자기 브랜드로 서비스할 수 있고, 구글 표준에 맞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자사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다.

과금은 이통사가 직접 할 수 있으며, 서비스 관련 데이터도 이통사가 경우에 따라 저장할 수 있다. 모든 서비스는 아카이빙으로 백업이 가능하며, 이통사가 자사의 빌링정보나 위치정보를 서비스기반 플랫폼 '파스(Platform as a Service, PaaS)'와 연계할 수도 있다.

특히 기업용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통사는 서비스기반 플랫폼사업인 '파스(Platform as a Service, PaaS)'를 구글 애플리케이션 엔진에 기반해 구축한 뒤 국내외 기업들에게 서버와 스토리지ㆍ네트워크ㆍ소프트웨어 등 비즈니스에 필요한 모든 것을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구글 플랫폼 도입 논의는 유무선 모두에 적용된다"면서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가질 수 없다면 가장 개방적이고 인터넷다운 구글과 함께 하는 게 유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구글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모든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중소기업 등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구글 애플리케이션 장터에 솔루션을 만들어 내다 팔 기회가 많아져 유리하며, 이통사 입장에서는 유무선을 망라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가입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아이폰 앱스토어에 팔리는 것들이 게임이나, 개인정보관리(PIMS)에 국한됐지만, 구글 앱스의 경우 서드파티들에게 4천여개에 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만큼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온라인장터를 통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강홍렬 박사는 "우리가 OS를 중심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용이하지 않다면, OS 중심의 모든 플랫폼이 모두 수용하게 될 웹 플랫폼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구글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바다 같은 자체 OS 개발도 좋지만,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의 그릇이 되지 못한다면 과거 위피처럼 우물안 개구리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포함한 플랫폼들은 기존 자바 개발자 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과 오픈소스라는 매력때문에 초기 서비스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토종 포털 고난 예상

하지만, 국내 통신사가 구글 플랫폼 도입을 전면화할 경우 네이버 등 토종 포털들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안드로이드폰에 기본탑재된 지메일이나 구글 검색 등도 부담인데, 이통사 플랫폼으로 구글이 자리잡으면 유선시장에서 쌓았던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내 무선인터넷 환경의 글로벌화는 보다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플랫폼은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표준을 따르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스마트폰 결제시 요구하는 공인인증서 등의 문제도 해결책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웹표준화에 앞장서야...TV플랫폼 개발도 박차

우리나라가 당장 구글 플랫폼을 전격 도입한다 해도, 중장기적으로는 모든 OS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수용할 '웹표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지난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행사에서 애플의 아이폰 OS와 구글의 오픈소스 안드로이드, 리눅스 계열의 미모, 삼성전자의 바다 등을 평가하면서, 우리나라가 TV플랫폼과 3스크린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김 원장은 "애플은 폐쇄형이고, 구글은 공개형이나 구글버전으로 인정받으려면 구글측에 승인받아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MWC에서 공개한 바다는 자체OS를 써서 구글OS나 애플OS와는 호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스마트폰 플랫폼이라기 보다는 미들웨어에 가깝다"고 평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가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뒤졌지만, TV와 PC, 휴대폰을 연결하는 3스크린 플랫폼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글로벌한 관점에서 개방과 공유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메가 프로젝트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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