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위원들이 애플의 아이폰 국내 출시 문제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혁신적인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하는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국내 법을 어기면서까지 '특혜'를 줄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방송통신위원들은 지난 8일 위원간담회를 열고, 아이폰 국내 출시를 둘러싼 현안들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방통위 사무조직은 ▲위치정보법에 따라 위치정보사업자로 허가받게 하는 방안 ▲무선인터넷(와이파이)기능을 빼고 출시토록 하는 방안 ▲아이폰 출시 포기 등을 보고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위원들 사이의 이견으로 뚜렷한 정책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방통위 안팎에 따르면 적정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플 역시 대리인을 통해 "국내 법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방송통신위에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 고위 관계자는 "애플이 위치정보사업자로 허가받겠다고 공식화한 일은 없다"면서도 "지혜롭게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아이폰에 들어갈 와이파이(무선랜)의 보안문제도 핵심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KT는 아이폰 대중화를 위해 당초 예상과 달리 와이파이 기능을 넣어 아이폰을 국내에 내놓기로 했는데, 아이폰 가입자가 옆 집 사설공유기를 통해 넘어온 전파로 공짜로 무선인터넷을 써 버리면 KT의 무선인터넷이나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통신사들의 와이파이 AP도 문제지만, 사설공유기 문제가 더 심각하다"면서 "국민의 사적 재산에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반드시 넣으라고 강제하려면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어떤 국민은 보안이 좀 허술해도 공유하고 싶어할 수 있기 때문에 들여다 봐야 할 게 많다"고 밝혔다.
방통위에 따르면 KT, LG데이콤 등 기업들이 설치한 무선 AP는 약165만대, 개인이 구매해 사용하는 사설 무선 AP는 315만대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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