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최대 쟁점사항이었던 '미디어법'이 사회적 논의기구를 두고 100일간 논의하는 방향으로 합의됐다. 하지만 이를 제안한 민주당조차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일단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미디어법의 문제점을 공론화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자문조직으로 구성돼 여당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듯, 현역 의원도 참여하는 실질적 논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회의원의 고유 권한인 입법권을 외부 인사들이 침해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야당인 선진당조차 한나라당과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민주당의 요구는 사실상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 야당으로 불리는 민주연대 측에서는 이번 합의를 두고 '시간 끌기'에 불과했다면서, '사회적 논의기구'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시한을 못 박은 경우 어떤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국회 표결처리에 변화를 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단지)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입장을 그대로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정부여당의 생각을 100일 동안 연장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표결처리에 합의한 것은 다수 의석이 변하지 않는 한 그대로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미 완패"라며 "오히려 완패를 모양 좋게, 그야말로 아름답게 아무 파동 없이 처리해주는 듯한 모양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완패보다 더 안좋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잘 이용한다면 신문의 방송사 지분을 최소화하는 등의 내용을 공론화 할 수도 있다면서, 일말의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에 대해 "사회적 논의기구가 자문기구가 됐든 여론수렴기구가 됐든 그 논의의 내용들이 명백히 공개돼 국민적 관심에 부합하는 내용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그 내용들을 과연 수렴했느냐 안했느냐, 이것들을 국민들이 알게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사회적 논의기구는 어디까지나 자문기구일 뿐, 표결에 영향을 미칠 순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 3일 KBS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자문기구도 의견을 낼 수 있겠지만 그 의견이 상임위를 구속하지는 못한다"며 "반드시 따라야 될 의무는 없지만 참고 정도 하는 것이 자문기구"라고 선을 그었다.
주 의원은 이어 "(자문기구는)여야 동수로 구성됐기 때문에 외국처럼 자유롭게 크로스보팅이 되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자기를 추천한 당의 뜻을 충실히 따를 가능성이 있다"며 자문기구의 의견과는 관계없이 신문사의 방송 지분 20% 허용 방침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당의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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