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exit)', 탈출이라는 뜻도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투자자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벤처기업가가 성공리에 키운 기업을 매각하고 자본이득을 취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미국서는 벤처기업 대표가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룬 후 다른 기업으로 경영권을 매각해 큰 차익을 남기는 경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김종훈 미국 벨연구소 사장이 루슨트테크놀로지에 자신 소유의 유리시스템을 매각한 것이 바로 엑시트의 좋은 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벤처기업이 단계적인 성공을 거두기 어려운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 모처럼 비교적 큰 규모의 엑시트가 나타났다.
바로 인터넷 결제 대행업체 이니시스와 보안업체 이니텍을 매각한 권도균씨다.
권씨는 최근 우호지분을 포함, 두 회사 지분을 매각하며 총 978억원을 손에쥐게 됐다.
권씨는 지난 1997년 이니텍, 1998년 이니시스를 각각 설립한 이후 약 10년여 만에 1천억에 가까운 규모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 셈이다.
이는 지난 2004년 액토즈소프트의 전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인 이종현씨가 중국 샨다에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받은 약 730억원을 능가하는 것.
이종현씨 외에 지난 2001년 옥션의 주요 주주였던 권성문 KTB네트워크 회장과 미래와사람, KTB네트워크 등이 1천500억원에 옥션 주식 50%를 이베이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권성문 KTB네트워크 회장의 옥션 주식 매각대금은 약 630억원으로 추산된다.
권성문 회장은 2005년에는 잡코리아를 미국 몬스터닷컴에 매각해 630억원을 거머쥐기도 했다. 두 번의 M&A로 인한 매각대금은 1천200억원을 넘는다.
하지만 권 회장은 기업가라기보다는 투자가이기 때문에 엑시트라 부르기는 힘들다.
엑시트로 최고의 성과를 낸 것은 김정률 전 그라비티 회장이다.
김 전 회장의 매각 대금은 국내 벤처업계 엑시트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고 있다.
이와 관련,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벤처업계도 엑시트를 통한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엑시트 이후 왕성하게 활동하는 경우는 극히 보기 드물다. 드러내놓기보다는 음지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대형 엑시트를 성공시키고 귀국해 투자에 나선 김종윤 회장의 사례는 돋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 1993년 미국서 창업한 자일랜을 나스닥시장에 상장시킨 후 1999년 알카텔에 20억달러에 매각해 갑부 대열에 오른 후 지난해 귀국해 코스닥 기업 가온미디어에 투자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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