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저장장치로 꼽히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제조사들이 제품 성능을 좌우하는 콘트롤러 업체 잡기에 여념이 없다.
8일 업계 및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마벨의 SSD 콘트롤러 시장 진출과 함께 선두권 기업들의 '콘트롤러 사냥'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SD는 메모리반도체와 콘트롤러로 구성되는 디지털기기 저장장치. 메모리반도체를 제어하는 콘트롤러는 제품 성능을 좌우하는 '두뇌' 또는 '엔진' 역할을 한다.
◆마벨 시장진출 선언…SSD 콘트롤러 경쟁 격화
마벨은 지난 3일 대만에서 개막한 컴퓨터·IT전시회 '컴퓨텍스 2008'에서 SSD 콘트롤러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마벨은 초저가 PC 및 일반 소비가전, 서버·스토리지 등에 쓰일 수 있는 SSD 콘트롤러 솔루션 개발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텔이 구글에 공급키로 한 서버용 SSD에도 마벨의 콘트롤러 기술이 결합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벨을 비롯해 LSI, 큐로직, 아답텍 등 기업은 SSD 콘트롤러에 쓰이는 핵심 칩셋을 공급하는 회사들이다. 이들의 솔루션과 함께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설계기술 등을 결합해 완성한 것이 SSD 콘트롤러다.
현재 SSD 시장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체 콘트롤러를 보유한 기업은 10곳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내 삼성전자와 엠트론을 비롯해 해외 인텔, 샌디스크, 슈퍼탤런트, 비트마이크로, 에스텍 등이 자체 콘트롤러를 가지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인디링스도 SSD 전용 고성능 콘트롤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SSD 시장 후발업체 콘트롤러 확보 매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0곳 안팎이었던 SSD 제조사는 2008년 들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기업들은 우수한 콘트롤러 기업을 잡는 일이 지상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선두기업들이 내놓는 SSD는 읽기속도가 초당 100~200메가바이트(MB/s), 쓰기속도는 최대 160MB/s 수준에 이를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고성능 HDD와 비교해도 2~3배 정도 빠른 속도.
SSD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조합만으론 일반 HDD 수준의 성능도 내기 어렵다. SSD 시장 후발업체들은 우수한 콘트롤러와 다양한 제어기술을 결합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일이 SSD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인 것.
국내 하이닉스반도체, 일본 도시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기업들이 SSD 콘트롤러를 확보하는데 나서고 있다. 또 대만의 대다수 SSD 기업들도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콘트롤러 사냥에 나서고 있는 상태.
도시바는 국내 엠트론과 지분 제휴를 맺고, 각사 콘트롤러와 낸드플래시의 안정적인 결합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대만의 메모리카드 업체 파이슨과 제휴를 맺은 하이닉스는 이 회사를 비롯해 국내외 전문업체들과 SSD 첫 제품 개발을 위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앞서 SSD 선두기업 샌디스크는 지난 2006년 말 이스라엘의 콘트롤러 전문기업 엠시스템즈를 인수하며 시장 진출에 나선 상태.
최근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삼성모바일솔루션(SMS)포럼 2008' 행사에서 "장기적으로 SSD용 콘트롤러 기업을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 밝혔다. SSD용 콘트롤러는 권 사장이 시스템반도체 부문 8대 육성제품 중 하나로 선정한 것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콘트롤러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 역시 SSD 콘트롤러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는 것은, 그만큼 잠재력이 높은 SSD 시장에서 콘트롤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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