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간의 영역을 허무는 IT 컨버전스(convergence)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보안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프트웨어(SW)업체 뿐 아니라 웹 에이전시·IT 컨설팅·정보통신 업체 등 주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보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것.
최근 들어 보안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업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산 대표 SW업체인 한글과컴퓨터를 비롯해 1세대 웹 에이전시인 이모션 등이 보안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다 LG CNS, 삼성 네트웍스 등 IT대기업들도 속속 가세하고 있어 보안 시장에 판도 변화까지 예고되고 있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이 연이어 보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업체간 영역을 허무는 IT 컨버전스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 사업으로 보안 진출 첫 발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글과컴퓨터(대표 백종진www.haansoft.com)는 최근 유통 사업을 시작으로 보안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정보보호업체 잉카인터넷과 제휴를 맺고, 잉카인터넷의 안티 바이러스·안티 스파이웨어 제품 유통을 담당하기로 했다.
아래아한글을 비롯한 기존 사무용 소프트웨어와 보안 제품을 결합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한글과컴퓨터는 한컴오피스와 앞서 발표한 캐나다 코렐의 그래픽 소프트웨어 유통 사업에 보안 유통 사업을 더해 사업 다각화를 꾀할 방침이다. 내년 유통사업팀을 발족할 한컴은 향후 다른 영역으로 유통 채널을 넓힐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잉카인터넷과는 서로 지분을 소유하는 관계로 사업을 시작, 단순 유통 사업이 아닌 보안 솔루션 사업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1세대 웹 에이전시 업체인 이모션(정주형 www.emotion.co.kr)은 최근 보안 유통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벨기에 업체 글로벌사인과 국내 독점 계약을 맺고 SSL(secure sockets layer) 서버 인증서를 공급하기로 한 것. 주력 사업인 웹 사이트 구축 및 e비즈니스 컨설팅에 웹 보안 유통 사업을 더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두 사업의 시나지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번 보안 유통 사업을 위해 웹보안사업팀인 '트러스트원'을 신설했다.
정주형 이모션 대표는 "아직 자체 솔루션을 개발할 단계는 아니다"며 "우선 웹 보안 솔루션 배급 역할해 충실하고 유통 사업을 시작으로 차츰 영역을 확장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알집, 알씨 등 PC 유틸리티 모음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대표 김장중 www.estsoft.com)는 최근 무료 백신인 '알약' 출시로 보안 사업에 발을 들였다. 루마니아 안티 바이러스 업체 비트디펜더의 엔진을 임차해 자사 제품에 통합한 것. 이스트소프트는 베타테스터를 마치고 알약 개별 제품을 출시, 이스트소프트의 제품을 하나로 묶은 '알툴즈 통합팩'에 알약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스트소프트 김명섭 팀장은 "기존 소프트웨어 제품과 무료 백신 알약이 상호 작용을 통해 이스트소프트의 대중적 이미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용은 유료로 제공해 유료 시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개인 사용자가 보안을 지킬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IT 기업, '보안'은 블루 오션
IT 컨버전스 흐름은 대형 정보통신 및 IT 서비스 기업들에게도 '대세'로 작용하고 있다. LG CNS, 삼성 네트웍스 등 대기업 역시 보안 사업을 '블루오션'으로 여기고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
지난 9월 LG 엔시스의 보안 인력과 사업을 통합해 보안 진출을 선언한 LG CNS는 '보안사업담당'을 신설하고 ▲보안사업팀 ▲보안서비스팀 ▲보안개발팀 ▲보안전문영업팀 총 4개팀을 구성했다. 솔루션 사업본부 고현진 부사장이 겸임을 맡아 공석으로 존재하는 보안사업담당 책임자를 12월 중 확정한 뒤 조직 정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LG엔시스의 보안솔루션 제품을 기반으로 보안 컨설팅-시스템 구축-시스템 유지보수-관제 서비스 등 '토털 보안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2008년 보안 서비스 본야 매출 목표는 300억원 달성이다.
해외 영업렵과 자금력을 보유한 시스템통합(SI) 전문 기업이 자체 솔루션을 갖게 됨으로써 시장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 CNS 보안 제품군은 침입방지시스템(IPS), 통합위협관리(UTM),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솔루션 이다.
삼성 네트웍스 역시 IT 컴버전스를 위한 전략으로 '보안'을 택했다. 최근 네트워크 통합 보안 장비 '엑쉴드'를 국내 첫 선을 보이면서 보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 자회사인 시큐아이닷컴과 공동 개발한 '엑쉴드' 출시를 시작으로 기존 데이터통신·인터넷전화 등 네트워크 기반의 정보통신사업과의 연계를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네트웍스 최영배 차장은 "국내 대부분의 보안 업체가 영세하다보니 대용량 장비를 만들 수 있는 내부 역량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네트워크와 보안의 컨버전스를 통해 네트워크 서비스를 하면서 해외 통신사와 제휴,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전방위적 영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IT 전반에 불고 있는 '컨버전스' 바람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IT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보안' 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성격이 상이한 분야를 하나로 엮어주는 다리 구실을 하는 것.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IT 서비스 업체 등 성격이 상이한 업체가 '보안' 영역에 잇따라 진출하는 것은 보안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방증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자체 솔루션 개발이 아닌 외산 제품의 단순한 유통에 그치거나 대형 IT 기업이 세를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보안 시장 생태계를 해치는 일은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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