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합병을 제2의 도약 계기로 삼아 튼튼한 정보보호컨설팅 업체로 발돋움하겠습니다."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의 새로운 수장을 맡게 된 한재호 대표는 굳은 결심을 한듯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은 올해 적잖은 시련을 겪었다. 정보보호컨설팅 시장의 장기 침체와 인수·합병 등 조직 내부의 변화가 안팎으로 불어닥쳤기 때문.
급작스럽게 발표된 닉스테크와의 합병과 무산 그리고 이비즈텍과의 새로운 합병까지. 최근 두세달간 불어닥친 조직 내·외부 한파(寒波)에 조직 구성원들은 방향성을 잃고 흔들리고 있었다.

"2000년대 초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 컨설턴트 출신으로서 과거의 명성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일말의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한 대표는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에 처음 입사할 때를 회고했다. 그 때만해도 한 해 7명 입사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입사한 뒤 얼마 안돼 3명이 퇴사하는 그런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한 대표는 굴지의 회계법인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모험심을 앞세워 보안컨설팅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른 회사의 셋방살이를 하던 조직이 한 자릿수 직원으로 시작해 60명이라는 조직 구성원을 갖게 되고, 보안컨설팅이라는 분야를 국내에서 최초로 개척해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한 대표는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이라는 사명에 남다른 애착을 느꼈다고 한다.
"보안 전문 컨설팅으로서 고객에게 심어준 이미지를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피인수 후 컨설팅 업체로서 명맥을 이어나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자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결국 한 대표는 에이쓰리시큐리티 1대 주주였던 김휘강 전 사장의 지분을 매입한 디지털 시큐의 이원석 사장 지분과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더해 최대주주 역할을 수행했다. 닉스테크와의 합병을 무산시키고 자신이 대표로 있던 위험관리시스템(RMS) 업체 이비즈텍과의 합병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정보보호컨설팅으로만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비즈텍이 가진 솔루션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는 시스템통합(SI)업체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사적위험관리(ERM) 시장 키울 것
한 대표는 조직 통합이 완료되면 전사적위험관리(ERM) 분야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엔터프라이즈 차원에서 발생하는 비즈니스 위험을 감지하고, 전사적 차원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ERM은 언뜻보면 보안 컨설팅과 무관한 듯 보이지만, 한 대표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한다.
"ERM 시장에 대한 공공 수요가 내년에 열릴 것이라 확신합니다. CEO, CIO, CFO 각각의 역할에서 보는 리스크의 개념은 상이하지만, 단일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위험관리시스템을 연동,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기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비즈텍이 삼일회계법인 컨설팅 조직과 제휴해 한국수자원공사, 토지공사 등에 관련 솔루션을 구축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ERM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한 대표는 덧붙였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초토화된 조직을 정비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정보보호컨설팅 업체는 앞으로 발생할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한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이를 위해선 초심으로 돌아가 컨설팅의 질을 개선하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컨설턴트 출신이라 내부 구성원들은 앞으로 더 피곤해질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피곤해야 할 시기에요."
내부 사정을 너무 잘 알아 조직구성원이 힘들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대표는 웃으며 답한다.
이밖에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비즈텍과의 합병으로 연구소 조직을 신설하고 기존 영업팀을 영업전략 본부로 변경, 영업강화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조직으로 변모를 시도중이다.
또 컨설턴트간 경쟁을 유도하는 체제를 도입, 권한을 프로젝트매니저(PM)에게 위임하고 향후 컨설턴트들에게 PM을 평가하는 '다면평가제도'를 이용해 내부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한때 시행했던 토요 세미나를 부활, 컨설팅 분야 새로운 이슈를 발굴하고 이를 컨설턴트와 영업사업이 서로 공유해 고객 대응법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계획이라고 한 대표는 설명한다.
"보안컨설팅이라는 게 누구나 아는 것을 알려줘서는 가치를 창출할 수 없습니다. 시장을 선도하고, 사회에 공헌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서로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가 자연스레 조성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조직에 대한 청사진 그리기에 한창인 한재호 대표.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에이쓰리시큐리티컨설팅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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