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순환매로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에서 1800포인트로 치솟자 다음 주도주가 IT주가 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IT주는 반도체, 통신, 디스플레이 가릴 것 없이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게 사실. 그나마 LCD는 LG필립스LCD의 선방으로 적잖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조선, 증권 등의 업종이 두배 혹은 두배 가까이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라 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들어 D램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한데다 LCD업황이 크게 호전되고 있어 하반기 증시 상승의 동력으로 IT주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무거운 움직임을 보이던 통신주도 M&A 이슈와 연말 배당 매력 등이 부각되며 점차 시장을 관심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하반기, IT주가 살아난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IT는 하반기 계절적 수요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금씩 업황이 회복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는 구조적인 공급과잉과 순환적인 업황 하강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D램 512M DDR2-533 및 667, UTT 등 주요 제품가격은 전날 11~17% 가량 급등하며 나란히 2달러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22일 저점을 찍은 후 제품별로 30~50% 수준이나 급등한 것.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도 푸르덴셜투자증권 박현 연구원은 "애플이 3분기 구매량을 확정지음에 따라 안정적인 수요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상승반전했다"며 "3분기 신규 고용량기기 출시가 예정돼 있어 수요가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휴대폰부문도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의 성장으로 실적이 호전되는 추세. LCD의 경우 가장 빠른 업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찬가지로 소외됐던 통신주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대한투자증권 고연정 연구원은 "국내 통신사들은 오랜 시간동안 여러 전략을 통해 내실을 다져왔으며 최근 세계적 흐름인 유무선, 방송통신 융합 시대를 앞두고 재평가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평가했다.
고 연구원은 또 "소모성 마케팅 경쟁이 완화되고 있고 하반기 안정적인 실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결합상품 판매, M&A 이슈도 있기 때문에 통신주를 매수해야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IT주, 최소한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
향후 주도주는 IT주가 될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한편에선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도 없진 않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전날 증권업종이 10.4% 급락했지만 운수장비나 기계, 철강 등 기존 주도업종들의 하락세는 1% 안팎에 머물렀다"며 "이들의 경우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 주가수준이 고평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한투자증권 김진호 연구원 역시 "아직 업종별 선순환이 끝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향후 주도주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IT주나 은행, 통신 등에 투자심리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증시 전체를 견인할만큼 강한 모멘텀을 갖기가 쉽지 않아 반짝 상승에 그칠 확률이 높다"고 파악했다.
그러나 그동안 IT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대부분의 악재가 주가에 녹아든만큼 '하방경직성'은 뚜렷하다는 평가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20일에도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은 차별화된 주가 움직임을 보였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6% 상승했을 때 삼성전자는 6.4% 하락했다"며 "기관투자자의 IT업종에 대한 비중이 충분히 낮아져 있음을 고려하면 앞으로 주가가 반등할 때에 대비해 미리 편입하는 것도 긍정적인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안재만기자 ot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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