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중심으로 디지털케이블의 고화질(HD)화가 빠르게 진행될 예정이지만, 기대와는 달리 시장 활성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HD 서비스에 필요한 장비 구입과 셋톱박스 구매에 만만찮은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회의를 품은 일부 업체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CJ케이블넷을 시작으로 씨앤앰커뮤니케이션즈, 큐릭스 등 주요 MSO들은 HD급의 디지털케이블 서비스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씨앤앰, 큐릭스 등은 HD 셋톱박스 필드 테스트를 마치는 대로 늦어도 10월까지는 상용화를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케이블업계 관계자들은 ▲HD 전용 콘텐츠가 없어 SD급 서비스와 차별점이 없다는 것 ▲HD 셋톱박스가 20만원대 후반으로 기존 SD급보다 두 배 정도 비싸 이를 부담해야 할 SO와 소비자들의 저항이 클 것이라는 점 등을 들면서 HD 시장 활성화에 의문을 갖고 있다.
따라서 SO들의 적극적인 투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한 SO의 관계자는 "최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통신사업자들의 적극적인 공세로 SO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지난 달 기간통신사업자 지위를 획득한 이후에도 변하지 않고 있어 대다수 SO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HD전환에 SO업계 전체가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당장 수익도 나지 않는 사안에 선뜻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케이블 HD 전환의 당사자인 SO 외에도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할 디지털미디어센터(DMC)나 셋톱박스 업체들 역시 케이블 업계의 움직임을 회의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DMC의 관계자는 "HD 송출장비를 들이는 것 자체가 오래 걸리거나 어려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SO나 시청자나 모두 HD 서비스를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안 돼 있기 때문에 투자를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셋톱박스 업계도 소극적이긴 마찬가지다. 셋톱박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케이블 협회가 공동구매하기로 한 SD급 셋톱박스의 경우 아직 절반도 소진하지 못한 상태다보니, 솔직히 HD급 서비스에 대한 믿음이 안 간다"며 "SO들이 HD급 셋톱박스를 구매하더라도 지난해처럼 가격 혜택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블 업계의 한 관계자는 "SO협의회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시장이 급물살을 타고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SO들이 적극적으로 따라와주는가에 시장 활성화가 달렸다"고 지적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