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 아니라 상생입니다."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간에는 모종의 '갑-을' 관계가 성립된다. 인수 기업이 아무래도 좀더 우월한 입장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세통신 인수를 앞두고 있는 서춘길 유비스타 사장은 이러한 고정 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인수'라는 말보다는 '상생'이라는 표현을 선택했다. 유비스타는 이르면 이번 주중에 온세통신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지난 4월말 정밀 실사도 마쳤다.
서춘길 사장은 본계약 체결 이후 법원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면 양사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상생협력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는 인수기업이 '점령군'이 돼서 피 인수기업의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전통적인 인수 형태에서 벗어난 것이다.

"상생협력단에는 양사 실무진들을 중심으로 서로 시너지를 올릴 수 있는 IPTV, VoIP, MVNO 등의 사업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양사의 기술력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연구소도 새로 조직할 계획입니다."
인수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노조와의 갈등도 유비스타-온세통신 간에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온세통신 노조는 하루빨리 유비스타와 본계약이 체결되기를 바라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온세통신 노조가 호의적으로 나오는 것은 회사 정상화에 대한 유비스타의 의지가 뚜렷한 데다 직원들에게 3년간 고용 보장을 약속했기 때문.
"실사 결과 온세통신은 그동안 법정관리를 거치면서 내실을 갖추고 있고 구성원들의 훌륭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까지 잘 훈련된 전문 인력을 내보내고 새로 직원을 뽑을 이유는 없기 때문에 3년 고용 보장을 약속했습니다."
서춘길 사장은 온세통신 인수 후 신규 사업을 벌이기 위해 요소 요소에 필요한 인력을 더 충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한 채권단 동의 등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6월 이후부터는 공격적인 마케팅도 펼칠 계획이다.
"인수뿐 아니라 이후 마케팅에 필요한 운영 자금까지 충분히 마련하고 있습니다."
온세통신 인수 가격은 약 1천500억원. 유비스타는 지금까지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59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나머지 약 1천억원에 대해서는 현재 제1금융권과 투자협약서를 체결해 놓은 상태로 본계약 체결 후 투자 자금이 들어올 계획이다.
유비스타가 온세통신과 신규 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기대하는 분야는 대체로 3가지다. 인터넷전화(VoIP), 가상이동망(MVNO), IPTV(TV포털)가 그것.
온세통신은 인터넷전화 기간통신사업자이며 유비스타는 인터넷폰 등 단말기 생산 경험이 있기 때문에 VoIP 분야에서 강점을 지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비스타와 전략적 관계에 있는 애니유저넷과도 협력해 VoIP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서춘길 사장은 유선 통신망으로 제공되는 VoIP 뿐 아니라 와이파이(Wi-Fi), HSDPA, 와이브로(WiBro)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모바일VoIP 분야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유비스타는 인터넷 콘텐츠 업체(CP)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온세통신의 데이터 MVNO인 '쏘원(So1)'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비로(Shinbiro), 샤크(Sshark), 셀덤(Celldom), 쉘이(ShallE) 등 온세통신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합해 유무선 인터넷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IPTV 사업도 관련 솔루션 업체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TV포털 형태로 서비스하다 법제도가 완비되면 IPTV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서춘길 사장은 국제전화, 시외전화 등 온세통신의 기존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되, 경쟁이 치열해 마케팅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초고속인터넷 분야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온세통신의 기존 사업 중 초고속인터넷 분야가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지역 케이블방송사업자(SO)에 이관하는 등 사업 조정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 온세통신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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