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시장이 지난 2004년 관람료 수입과 부가판권 수입을 합쳐 1조원 이상의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 영화시장의 수익률을 분석해 21일 보고서를 냈다.
국내 영화시장은 지난 10년 간 관람객 수가 매년 두 자릿수씩 늘어나는 고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한국영화는 지난 2002년 이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번 보고서에는 30억원 미만의 제작비가 소요된 영화는 일관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과 함께, 올 영화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왕의 남자'에 대한 수익창출 현황까지 흥미로운 데이터를 담고 있다.
◆2004년, 관람료 수입 8천500억+부가판권 수입=1조 시대 개막
국내 관람객 수는 지난 95년 4천513만명에서 2004년 1억3천517만명으로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4년 기준 연 2.7회의 인당 관람횟수는 미국의 5.4회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일본이나 싱가포르 등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04년엔 관람료 수입만 8천500억원대를 기록했고, 기타 부가판권 수입을 감안하면 연간 1조원 이상의 수입을 창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영화의 전반적인 수익성은 지난 2000년대 초에 가열됐던 투자 '거품'이 어느 정도 걷히면서, 2004년 1천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작에 힘입어 흑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영화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한국영화는 지난 2002년 이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제작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기인한 것으로 배급 및 상영부문의 경우 평균 18%의 경상이익을 꾸준히 창출하다, 배급사의 수직계열화가 심화된 지난 2004년에는 약 32%의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제작부문은 지난 2002~2003년 소규모 제작사의 난립과 일부 영화를 제외한 전반적인 흥행부진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04년에 이르러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 초대형 흥행작의 영향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작비 30억 미만 작품, 수익 못내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제작비 30억원 미만의 영화는 일관되게 평균투자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론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소요된 영화가 평균적으로 손익분기점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두기도 하고, 평균제작비 70억원보다 작은 30억~40억원이 소요된 영화가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경우도 있었다.
주목되는 점은 3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영화는 평균 관객수가 130만명 이상을 기록한 반면, 30억원 미만의 영화는 30만명 이하로 급격히 감소해 거의 이익을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10대 한국영화의 경우 평균 412만명의 국내관객을 동원해 233억원의 박스오피스 매출과 평균 115억원의 편당 순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기평의 유소영 책임연구원은 "10개 영화의 평균 박스오피스 매출 중 50%인 116억원은 극장으로 배분되고 평균 70억4천만원으로 나타난 총제작비는 배급사의 수수료 수입 및 제작사의 제작 매출 등으로 계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부가판권 수입을 감안한 작년 박스오피스 영화의 편당 평균 추정순이익 115억원은 투자자와 제작자가 각각 6대 4의 비율로 나눈다"고 덧붙였다.
| ◇2005년 박스오피스 상위 한국영화의 예상 부가가치 |
(단위: 명, 백만원) |
영화명 | 전국관객수 | 극장상영 수입 | 부가판권 수입 | 예상 부가가치 | |
1 | 웰컴투 동막골 | 8,008,622 | 45,321 | 13,537 | 58,858 |
2 | 가문의 영광2 | 5,635,266 | 31,890 | 9,526 | 41,416 |
3 | 말아톤 | 5,148,022 | 29,133 | 8,702 | 37,835 |
4 | 친절한 금자씨 | 3,650,000 | 20,655 | 6,170 | 26,825 |
5 | 공공의 적2 | 3,911,356 | 22,134 | 6,612 | 28,746 |
6 | 태풍 | 3,723,752 | 21,073 | 6,294 | 27,367 |
7 | 너는 내 운명 | 3,051,134 | 17,266 | 5,157 | 22,424 |
8 | 마파도 | 3,090,467 | 17,489 | 5,224 | 22,713 |
9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 2,533,103 | 14,335 | 4,282 | 18,617 |
10 | 박수칠 때 떠나라 | 2,475,291 | 14,008 | 4,184 | 18,192 |
편당 평균 | 4,122,701 | 23,330 | 6,969 | 30,299 |
| ※2006년 이월작 제외, 10대 한국영화(전국관객수)는 영화진흥위원회 '2005년 한국영화결산' 기준 극장상영수입=관객수*2004년 평균관람요금(부가세 10% 제외) 부가판권수입=극장상영수입에 2004년 기타채널 매출비중(77%) 환산 |
◆'왕의 남자', 225억 순익 창출예상..."'영화경영' 관심 가져야
최근 흥행작 '왕의 남자'는 부가매출을 제외하고 225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입장료 수입만 584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왕의 남자'의 총 제작비는 작년 10대 박스오피스 영화의 평균 예산에 미치지 못하는 67억원(추산액). 부가판권 수입을 감안하면 390여억원의 순이익 창출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그 위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스타 캐스팅이나 대형 프로모션 없이 철저한 기획 및 타이트한 제작과정 관리로 비용을 통제하고 위험을 분산시켰다는 게 '왕의 남자' 흥행에서 배울 점"이라며 "스타감독 및 배우와 흥행이 반드시 일치되지 않는다는 점을 각인시킴으로서, 인건비를 제작비 대비 25%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이어 "보통 영화제작에 따른 수익은 가늠하기 어렵지만, 위험은 어느 정도 통제하고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영화업계는 흥행 담보물에 대한 미련을 거두고, '영화경영'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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