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흥국자산운용이 SK하이닉스 이사회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서남권(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한 총 110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의 발표 과정이 이사회 중심 경영 원칙에 부합하는지 소명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흥국운용은 'SK하이닉스 이사회에 보내는 서한'에서 "이사회 임원이 아닌 대주주의 대주주가 행정부 수반과 함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기준)와 거리가 있다"며 투자 계획이 이사회 심의·의결 이전에 외부에 공개된 경위를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 발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6.29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https://image.inews24.com/v1/3e12335a4007f7.jpg)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미등기 임원으로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지만,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최대주주인 SK㈜의 최대주주다.
흥국운용은 이사회가 아닌 그룹 차원에서 투자 방향이 먼저 결정되는 것처럼 비쳐 일반주주 권익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흥국운용이 문제 삼은 근거는 지난달 29일 공시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총 1100조원 규모의 '장래 사업·경영계획'을 공시했지만 '이사회 결의일(결정일)'은 기재하지 않았다. 투자 계획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600조원, 청주 100조원,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400조원으로 구성됐다.
회사도 공시에서 구체적인 투자 일정과 계획은 향후 이사회 승인을 거쳐 확정되는 시점에 추가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흥국운용은 투자 절차뿐 아니라 주주환원 정책도 함께 문제 삼았다.
흥국운용은 메모리 업황 호황으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됐지만 올해 배당성향은 오히려 후퇴했다며, 최근 잉여현금흐름(FCF) 전액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마이크론과 비교해 보다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반주주의 역할도 재차 강조했다.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가 경영난을 겪을 당시 소액주주들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회사를 살렸던 점을 언급했다.
당시 최대주주 지분은 9.3%, 외국인 지분은 7.7%에 불과했지만 개인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전체 지분의 82.0%를 보유하게 됐으며, 현재 일반주주 역시 그 권리를 승계받은 만큼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으로 권익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흥국운용은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장기공급계약(LTA)과 관련해서도 SK그룹 계열사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사업 등과 거래가 얽힐 경우 회사 이익이 다른 계열사로 이전되는 이른바 '터널링(부당 내부거래)'의 여지가 단 1%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사회가 하이닉스 법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거래 구조를 철저히 감시·통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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