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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맥락 봐야" 與, '서부지법 폭동' 미온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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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민주·언론, 분노 원인 보지 않고 '폭도' 낙인"
윤상현 "월담자 훈방될 것" …당 "폭력 유도 아냐"
당내서도 비판 "강경파에만 호소해선 안 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이 20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직후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건의 책임을 경찰과 야당에 돌리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위법 행위와 명확히 선을 긋기보다는 이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이 이어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과 일부 언론, 시민들이 분노 원인을 살피지 않고, 폭도란 낙인을 찍고 엄벌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자르려는 의도이자, 국정 혼란을 조장하고 갈등을 키워 이를 정치적 동력으로 삼으려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건 광기 어린 마녀사냥이 아니라 사태 전후를 파악해 차분하고 성숙한 자세로 국가적 혼란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을 향해선 "법원에 진입도 하지 않고서 밖에 있다가, 잡힌 시민을 절대 풀어주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며 "민노총 앞에선 한없이 순한 양이었던 경찰이, 시민 앞에선 한없이 '강약약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폭동 가담자들을 위로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사법절차 진행의 문제점에 대해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를 저와 우리 당도 너무 잘 안다. 하지만 물리적 충돌과 폭력을 쓰면 스스로 정당성을 약화하고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법치의 깃발을 높이 들고 앞장서 싸우겠다"며 "(사법절차의) 논란이 되는 모든 쟁점을 따져 묻고, 잘못된 부분을 끝까지 바로잡겠다"고 했다.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분노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권 비대위원장의 발언의 적절성을 묻는 말에 "그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되려 힘을 실었다. 그는 "계엄 사태 이후 민주당이 이 사태를 내란으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을 내란 주모자로 지적했다"며 "수사권한이 없는 공수처가 대통령을 수사하겠다고 경쟁적으로 나서며, 관할 법원인 중앙지법을 피해 서부지법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많은 시민들이 (이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어제 있던 사태를 시간으로 끊어 '그 전에 아무 일도 없었는데 폭도들이 서부지법을 점거했다'라고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전 서부지법 외벽과 창문 등 시설물이 파손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 수석대변인은 또 경찰을 향해서도 "경찰이 적극적으로 시위대가 안으로 접근하는 것을 보지 못한 게 인터넷에 잡히고 있다. 그런 부분을 스스로 돌아보지 않고 안에 들어간 사람들을 전부 폭도다. 무조건 구속 수사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이 현장에서 법원 월담 행위자들에 대해 "곧 훈방될 것"이라고 말하고, 김민전 의원이 앞서 국회에 '백골단'을 불러들이는 등 '일부 여당 의원들의 행동이 폭력 사태를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당에서 평가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윤 의원의 발언이 폭력을 유도하는 발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라도 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당 차원의 윤 의원 징계 계획에 대해서도 "모르겠다. 혹시 그런 판단을 하면 알려주겠다"고만 했다.

이같이 폭력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지도부의 발언이 나오며, '어떠한 폭력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당의 말은 진정성이 결여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당내에서도 지도부의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이익을 위해 법치를 훼손 하거나 선동을 일삼는 행태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며 "법원에 대한 폭력행위자는 물론 선동세력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도 강력한 의견을 가진 지지자들에게만 호소해선 절대로 다수를 차지할 수 없다"며 "강한 의견만 옳다고 생각하지 말고, 중도까지 아우르는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경태 의원도 윤 의원에 대해 "폭력사태에 대해 훈방할 것이라는 표현 자체가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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