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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명가' KB운용, 주식형 ETF에선 키움운용에도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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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비 주식형 ETF 3600억 증가 그쳐…한투운용 10분의 1 수준
"채권형 집중하느라 해외주식 상승 효과 적어"

[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명가로 평가받는 KB자산운용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주식형 ETF에서 부진하면서 경쟁사에 추격의 빌미마저 줬다. 경쟁사보다 미국 주식 상승장에 편승하지 못한 까닭이다.

25일 한국거래소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12조6210억원이다. 지난해 말 9조7223억원보다 2조8987억원 늘었다. 주요 경쟁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 증가분 6조59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주요 자산운용사 주식 ETF 순자산 증가액 [자료=한국거래소]
주요 자산운용사 주식 ETF 순자산 증가액 [자료=한국거래소]

KB운용과 한투운용 간의 ETF 총 순자산총액 격차도 빠르게 줄었다. 순자산 차이는 지난해 말 3조8000억원에서 이달 21일 6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KB운용은 내년 한투운용에 4위 자리를 내어줄 것으로 보인다.

주식형 ETF에서 승부가 갈렸다. 한국투자운용의 주식형 ETF가 2조9259억원 늘 때 KB운용은 3625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는 신한 1조760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 3910억원에도 뒤처진 수치다.

KB운용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경쟁사에서 쌓아놓은 미국 주식 관련 수탁고보다 KB운용이 쌓은 수탁액이 부족해서 격차가 벌어졌다"며 "그간 주식형보다 채권형에 더 힘을 준 영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올해 KB운용은 채권형 ETF에서도 한투운용보다 순자산이 더 적게 늘었다. KB운용은 올해 채권형과 파생형 ETF의 순자산이 각각 8775억원, 1조4831억원으로 총 2조3600억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한투운용은 채권형과 파생형에서 각각 2조원, 4200억원씩 총 2조4200억원 늘었다.

파생형 ETF에는 인버스, 레버리지 등 선물 상품뿐만 아니라, CD(양도성예금증서) 91일물 수익률과 KOFR(무위험지표금리)와 같은 초단기 채권 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이 있다. '파킹형 ETF'로 불리는 후자 상품이 자금 규모가 더 큰 편이다.

KB운용 관계자는 "KB운용도 미국 주식을 긍정적으로 봐 올해 계속 (관련 ETF를) 출시했다"며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이 연금 투자에 활용하기에 적합한 상품 위주로 ETF를 상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영성 KB운용 대표는 올해 7월 ETF 브랜드 교체를 단행했다. 브랜드명을 기존 STAR에서 RISE로 변경했다. 개인연금 투자자 시작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ETF 시장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KB가 신규 상품을 내고 마케팅을 늘리면서 RISE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게 보인다"면서도 "다만 모든 운용사가 공격적으로 영업하는 만큼, RISE라는 색깔을 내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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