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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의 건설산업 "겨울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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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올해도 힘들었지만 내년은 더 암울합니다. 아무리 긍정적인 방향으로 시장을 전망하고 싶어도 답이 보이지 않아요."

취재 중 만난 한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연말을 맞아 내년 건설업 전망을 분석하고 있다는 그는 내년 시장이 건설업 침체를 겪고 있는 올해보다 힘들 것 같다며 걱정이 가득했다.

이런 류의 걱정은 매년 연말이 되면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분위기가 더 비장하다. 모든 건설업 지표가 최악을 향하는 상황에서 건설사 등 업계 관련 산업 전반에 역대 최악의 한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걱정이 깔린 탓이다.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건설경기가 최악이라고 입모았다. 연초 몇달간 건설업 위기설이 여러차례 등장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업계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건설업계의 위기설은 사그라지지 않고 매달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위기 상황은 선행지표에서 잘 나타난다. 9월까지 누적 전국 주택 인허가는 지난해 대비 22.6% 줄었다. 착공과 분양, 준공 등 그 외 지표는 지난해보다 개선된 점은 다행이지만 건설업 선행지표인 인허가 물량이 급감하고 있는 점은 건설업의 앞날 일감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것을 암시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실적도 악화일로다. 일부 건설사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드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현장이 줄어들면서 시멘트와 레미콘 등 건자재 업황도 좋지 않다. 올해 9월까지 시멘트 출하(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3% 줄었고 건설 현장이 줄어드는 내년에는 출하량이 그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건설업의 상황이 1997~1998년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건설사 부담을 줄이고 공사비 상승을 막겠다면서 방법론으로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검토하는 대책을 내놨는데,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산 시멘트의 품질은 차치하더라도 국내 시멘트 재고도 쌓이는 상황인 데다, 아파트 건축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업 한파가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더 세밀한 대책이 필요해지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혜안이 따로 있기는 어렵다. 하지만 제대로 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면 건설업계는 내년, 내후년에도 더 가혹한 겨울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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