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오르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됐지만 30대 주택 매수세는 꾸준하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매수하는 30대 매수자도 늘어나며 서울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법원등기정보광장 집계 기준으로 지난달 서울에서 집합건물(오피스텔·빌라·아파트 등) 매수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현황을 살펴보면, 30대는 4618명으로 전월(4272명) 대비 346명(8.1%) 늘었다. 지난달 30대 매수자는 4899명을 기록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자치구별로 30대 매수세가 가장 강했던 지역은 △송파구(334건) △강서구(293건) △성동구(278건) 등이다. 전반적인 수요자 선호가 큰 서초구와 강남구 또한 각각 236건, 226건 신청해 30대 매수세가 몰렸다.
30대 매수세의 상당수는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매수한 이들이다. 서울에서 생애 최초로 집합건물을 매수한 후 등기를 신청한 30대는 8월 2323명에서 지난달 2523명으로 200명 늘었다. 30대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같은 기간 모든 연령대를 합한 생애 최초 매수인 수는 5037명에서 5063명으로 소폭 상승했다.
7월부터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 움직임이 나오면서 30대가 적극적으로 주택 매수에 나선 모양새다.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에 따르면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잔금 납부일 이후 60일 이내에 소유권이전 등기를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9월부터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된 상황에서 규제를 피하고자 7월과 8월 주택 매수에 나선 수요자 일부가 9월 통계에 집계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이후에도 30대 매수자는 다른 연령대 대비 많은 것이란 풀이도 가능해진다.
한편으로 30대와 함께 주택 시장 큰 손으로 꼽히는 40대 매수는 감소세다. 지난달 매수인은 4215명으로 전월 4299명 대비 줄었고, 생애 최초로 집합건물을 구매한 수도 1268명에서 1100명으로 100명 이상 줄었다.
주택 매수세가 꾸준한 30대와 달리 주택을 매수하는 40대가 줄어들면서 전체 매수자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7월 29.51% △8월 29.99% △9월 30.98%로 매달 늘어나는 추세다.
30대 매수 증가추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대출을 꼽을 수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서울 기준) 주택을 최고 5억원 이내로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금리가 1.6 ~ 3.3% 수준이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대비 금리가 크게 낮다. 대출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저금리 대출 상품 주 이용층인 30대 주택 매수 여건은 다른 연령대 대비 나은 셈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9월 들어 시장이 침체한 모양새지만 주택 구매에 나서는 젊은 층 실수요자들은 줄어들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주택 시장의 주축은 40대 초반 갈아타기 수요였다"면서 "상급지로 갈아타는 수요가 대출 규제 강화로 줄어든 대신 대출 규제 영향을 덜 받는 저가 주택 위주로 매수세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