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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에 헬스케어까지"…제약업계의 이유있는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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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미용·의료기기 개발 나서…"이종산업 간 협력"
동국제약은 가전회사 인수…R&D·생산 경쟁력 제고 추진
한독·대웅제약, 헬스케어 사업 확장…"초고령화 대비"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주요 제약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미용·헬스케어 기기 산업 등을 지목하고 업무협약, 인수, 투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가 성장세인 만큼 전망이 밝고, 기존 제약사와 미용·의료기기 기업의 기술력이 합쳐지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유한양행이 성우전자와 신성장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17일 체결했다. 조일현 성우전자 대표(왼쪽부터)와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조성면 성우전자 회장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이 성우전자와 신성장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17일 체결했다. 조일현 성우전자 대표(왼쪽부터)와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조성면 성우전자 회장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성우전자, 이종산업 간 업무협약

1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성우전자와 화장품, 미용·의료기기 개발 등 신성장 사업 발굴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유한양행의 제약기반 원재료를 활용한 더마코스메틱 제품과 성우전자의 제조기술을 적용한 의료·미용기기를 개발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향후 세계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더마코스메틱이란 피부과학을 뜻한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을 일컫는 코스메틱(Cosmetic)의 합성어다.

성우전자는 지난 1987년 설립된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필요한 각종 부품을 제조하는 회사로, 이번 협력은 신규 사업으로 의료용 기기를 꼽은 성우전자와 신사업 진출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두 회사는 각자 보유한 제약·바이오, 전자부품의 기술력으로 의료·미용기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전자제품 업계에서 성우전자가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력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이종 산업 간 협력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인수'로 미용기기 역량 키우는 동국제약

동국제약의 경우, 인수를 통해 미용·의료기기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50여 년간 식물성 원료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회사는 2015년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출시해 일찍이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발 디뎠다. 지난해 미용기기 '마데카 프라임'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전자 회사 위드닉스를 인수했다.

2003년 설립된 위드닉스는 미용기기와 중소형 가전제품을 개발·생산해 유통하는 회사다. 미용기기 'SAYSKIN'과 식기살균건조기 '하임셰프' 등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 일본을 시작으로 독일, 홍콩 등에 수출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위드닉스의 기술로 자사의 기존 제품들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미용기기 등 새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위드닉스 인수는 동국제약의 미용기기 R&D와 생산 경쟁력을 갖추게 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이 미용기기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해외 매출 성장성으로 꼽힌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산 가정용 미용기기 수출액은 2020년 이후 매해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1억1500만 달러(한화 약 1600억원)로, 전년 대비 30% 정도 늘었다. 관세청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말까지 2억 달러 이상의 수출 기록을 전망했다.

◇한독·대웅제약,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공들이고 있는 제약사도 있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한독은 2021년부터 헬스케어 기업 웰트에 투자·협업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이들이 개발한 불면증 디지털 의료기기 '슬립큐'가 지난달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음 처방됐다.

슬립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통합심사평가 1호 의료기기다. 이 제품은 환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데, 6주간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를 통해 진행된다. CBT-I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불면증 1차 치료로 권고하는 비약물적 치료 방법이다. 이 치료는 수면 제한 요법, 자극 조절 치료, 인지 재구성, 이완 요법 등을 포함하며, 임상 시험에서는 수면 효율을 약 15% 향상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대웅제약은 2020년부터 의료기기 전문 기업 씨어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웨어러블(wearable)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 '모비케어'의 국내 판매를 맡아왔다. 이듬해에는 50억원 상당 투자를 단행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장 의지를 내비쳤다. 모비케어는 센서 기술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사용 편의성과 분석 신속성을 갖춘 부정맥 검출용 부착형 패치 심전도기다.

성과도 입증했다. 이달 17일 한국건강관리협회(건협)와 공급계약을 맺은 회사는 계약에 따라 전국 17개 건협 건강검진센터에 모비케어를 공급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의 의료기기 기업 투자는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제약사는 처음부터 기기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보다 적은 금액으로 사업 확장을 할 수 있고, 의료기기 기업은 투자금 확보로 R&D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고령화 사회가 다가오고 있어 특히 헬스케어 사업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10조7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9.7%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7.5% 증가했다. 이중 디지털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2년 3244억 원에서 지난해 4099억원으로 늘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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