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총선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여당과 재생 에너지 확산에 초점을 맞춘 야당 간의 승패에 따라 전기본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기본은 정부가 2년마다 만드는 15년 단위의 법정 전력수급 계획으로, 15년간 원전이나 재생에너지 등의 발전소를 언제 어디에 지을지 사실상 확정하는 계획인 만큼 그간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사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 상승세를 타던 원전 관련주들의 주가도 총선을 앞두고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우진엔텍은 2만8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전 관련 대장주 중 하나로 꼽히는 우진엔텍은 원전 건설 후 필수 절차인 시운전 정비부터 상시 운영 중인 발전소의 경상 정비, 정기적으로 분해 점검을 수행하는 계획예방정비, 원자력발전소 해체 분야까지 발전소의 모든 주기를 다루는 핵심 기술을 보유했다.
우진엔텍은 상장일인 1월 24일 2만1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정부의 친원전 정책에 따라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지난 2월 7일에는 3만49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기도 했다.
정부는 친원전 정책에 따른 산업 육성 지원으로, 지난 2월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위해 원자력 연구개발(R&D)에 5년간 4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원하는 SMR은 높은 발전 효율과, 적은 탄소 배출 등의 장점이 있어 차세대 원자력 발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시대에 데이터 센터 증가로 인한 전력 소비 증가 전망에 SMR이 대안으로 떠올랐으며, 이는 원전주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진엔텍과 더불어 원전 대장주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꼽히며, 한신기계·서전기전·에너토크 등도 원전 관련주로 포함된다. 또한 원자력발전소 해체 관련주에는 우리기술·휴비스·우진·한전기술·한전KPS 등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11차 전기본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 여부와 규모, 발전원별 구성비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앞서 10차 전기본(2022~2036년)에서는 2036년 전원 믹스를 △원전 34.6% △신재생 30.6% △석탄 14.4% △액화천연가스 9.3% △수소·암모니아 7.1% △기타 4.0%로 정했다. 향후 11차에서는 원전 건설 방향성에 따라 믹스 내 원전 구성비가 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여당 측의 친원전 기조와 달리 야당은 RE100달성을 목표로 재상에너지를 대폭 늘리자는 의견이다. RE100은 기업의 생산에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캠페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큰 승리를 거둔다면, 전기본의 초안 발표 이후 최종안 작성까지 세부내용이 크게 변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유세 현장에서 "RE100도 모르면서 'RE100 같은 건 몰라도 된다' 마인드로 어떻게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에서 대한민국 경제 산업이 견뎌내겠습니까"라며 "재생 에너지를 확충하지 않으면 우리 수출 기업은 국내 생산을 못하고 결국 국내 좋은 일자리가 다 없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선진국 중심으로 탄소무역장벽이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며 "누가 얼마나 빨리 탄소배출을 줄이느냐에 따라 국가경쟁력이 결정되고, 얼마나 빨리 RE100을 달성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과 나라의 미래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측 김소희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탄소중립 이행에는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전과 수소를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RE100 본부가 있는 영국은 올해 1월,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4배로 늘리겠다는 로드맵을 세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에 4월 중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라 보고했으며, 이르면 이날(9일) 초안 확정을 위한 전력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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