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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식혀주는 나무, 지구 가열화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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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동부 지역 ‘워밍홀(warming hole)’ 실마리 찾아

울산 남산로 느티나무길. [사진=산림청]
울산 남산로 느티나무길. [사진=산림청]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삼림벌채 이후 대규모 재조림(reforestation, 숲을 다시 만드는 것)이 지구 가열화를 늦추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한 대학 연구팀이 미국 남동부 지역의 ‘워밍홀(warming hole,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지역)’에 대한 실마리를 찾던 중,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최근 관련 연구 결과를 보도하면서 “기온이 거의 (평균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미국 일부 지역에 걸쳐 나타난 ‘워밍홀’이 생기는 주요 원인은 광대한 삼림 재조림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무는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먹거리에서부터 산소를 공급하기도 한다. 여기에 최근 지구 가열화를 조금이나마 늦추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도 지구 가열화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다만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는 간헐적으로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지역이 있었다.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는 산림 재조림으로 어느 정도 냉각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맬러리 반스/가디언]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는 산림 재조림으로 어느 정도 냉각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맬러리 반스/가디언]

산업화 과정에서 미국 남동부 지역도 개발 등으로 산림벌채가 이뤄졌다. 다만 지난 세기 동안 나무를 다시 심으면서 지구 가열화를 방어하는 일종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진단됐다.

맬러리 반스(Mallory Barnes) 인디애나대 교수는 “미국 남동부 지역에서의 재조림이 주변의 공기 온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나무가 다시 자라면서 ‘워밍홀’에 영향을 미쳤는데 물론 이 효과가 절대적이지는 않다”고 전제했다.

미국 식민지 초기부터 삼림 지대는 농업과 주택을 위해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1920년대 무렵부터 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도시 이외의 땅이 다시 나무로 채워진 것이다. 미국은 지난 세기 동부 지역에서 수백만 헥타르의 숲을 다시 만들었다. ‘나무 심기’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반스 교수 연구팀은 미국 동부 숲의 회복이 주는 효과에 주목했다. 나무의 증산을 통해 뿌리를 통해 물이 잎으로 올라온 뒤 증기로 공기 중으로 방출됐고 주변 지역을 약간 냉각시키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1900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 동부 전역에 있는 위성과 기상 관측소 데이터를 조사하고 분석했다. 숲이 다시 우거진 지역에 대규모 냉각 효과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이 같은 효과 대부분은 나무에서 약 400m 이내에서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세기 동인 재조림된 숲은 매년 미국 동부를 섭씨 1도에서 2도 정도 식혀준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이 ‘나무 냉각 효과(Cooling Trees)’는 여름에 가장 크게 나타난 것으로 진단했다.

반스 교수는 “나무도 인간이 땀을 흘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증산작용을 통해 표면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뿐 아니라 냉각 효과도 있어 기후변화 대책을 고민할 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스 교수는 “(다만) 나무 심기와 같은 자연에 기반을 둔 기후변화 해결책들은 근본 문제에서 벗어나게 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기후변화의 궁극적 대응책은) 화석연료 배출을 크게 줄여야 하는 데 있고, 숲을 다시 가꾸는 것은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보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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