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로 이제 회사가 추진하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들이 옥석 가리기에 돌입한다. 채권단으로선 워크아웃 개시로 기업 개선 계획 마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12일 PF 사업장의 대리은행을 맡은 시중은행들은 다음 주부터 금융기관들을 소집해 사업성 평가에 들어간다. 대상은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거나 채무 보증 등을 약정한 100여 곳으로 전해진다.
PF 사업장만 보면 60곳으로 이 중 브릿지론 단계는 18개, 본 PF 단계는 42개다. 협력업체는 581개로 총 5조8000억원 규모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개시하면 5일 안에 사업장별로 대리은행을 정해 사업장별로 대주단을 꾸려야 한다"며 "이미 대리 은행은 사업장별로 정해져 있고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리은행은 사업장별로 채권 금액이 큰 금융회사가 맡는다. 대리 은행은 사업장별로 △사업 지속 △시공사 교체 △사업 철수 등 방안을 마련한다.
이날 경제·금융 수장인 'F4(Finance 4)'도 회의를 열고 "향후 태영과 채권단은 후속 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와 협력업체, 수분양자 등에게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크아웃 개시로 태영건설은 오는 4월까지 기업 개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 개선 계획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 방안 △재무구조 개선 방안(주채권 및 보증채권의 채무조정 등) △유동성 조달 방안 △회사 경영계획 및 경영관리 방안 등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 채권단은 최대 넉 달간 채권 행사를 유예하고 회계 법인을 선정해 실사를 진행한다.
이날 산업은행은 전날 자정까지 신청받은 결과 워크아웃 동의율이 96.1%(신용공여금액 기준)에 달했다. 반대는 3.9%였다.
은행 관계자는 "채권 회수 가능성을 고려하면 법정관리로 가는 것보다는 워크아웃이 낫다"며 "향후 3~4개월간 실사를 통해 부채가 예상보다 많으면 향후 워크아웃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어 현재로선 워크아웃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워크아웃 개시는 업계에 미칠 파장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다. 한 관계자는 "부동산, 건설업계에 미칠 영향,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세에 따라 동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대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번 문제는 태영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96.1%라는 숫자에 향후 관련 업계가 줄줄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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