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 국내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해 현장을 돌며 최신 기술 트렌드 섭렵에 나섰다. 자사는 물론 경쟁사를 가리지 않고 각 기업의 부스를 방문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글로벌 산업계의 최신 기술 동향을 점검하고, 해외 네트워크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4'의 개막일인 지난 9일(현지시간) SK그룹 계열사의 통합 전시관인 'SK원더랜드'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부스를 차례로 돌았다. 최 회장은 작년에 이어 2년째 CES를 찾았다.
특히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최 회장은 특히 투명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에 큰 관심을 보였다. 최 회장은 현장을 안내한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사장에게 "반대편에선 안 보이죠?", "집 유리창으로도 가능한가요?"와 같은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최 회장은 부스투어 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CES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제품으로 투명 마이크로 LED를 꼽기도 했다.
LG전자 부스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에 직접 탑승해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서 탑승자에게 제공될 수 있는 각종 편의 사항의 가능성을 살폈다. 최 회장은 이튿날에도 라스베이거스에 머물며 AI, 탄소중립 등 그룹의 핵심 사업 분야와 관련한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을 접촉하며 사업 논의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CES를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개막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를 방문해 양사의 TV, AI 등 분야의 기술 현황을 살폈다. SK 부스에서는 SK그룹의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는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을 만나 미래 모빌리티와 그린 에너지, 배터리 관련 사업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두산, 퀄컴 등의 전시관을 찾았고, HD현대 부스에서는 사촌 동생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에게 미래형 건설기계와 원격조종 휠로더 등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이번 CES 2024에서 비(非) 가전기업으로써는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HD현대 건설기계부문의 육상 인프라 미래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약 50분간 발표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CES 2024 이튿날인 10일(현지시간) 2020년 이후 4년 만에 현장을 찾았다. 박 회장은 삼성전자, LG뿐 아니라 벤츠, 모빌아이, 마그나 등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 부스를 방문했다. 박 회장은 "AI 발전이 어디까지 왔는지, 전통 제조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보고 있다"며 "AI 기술과 비즈니스 연계를 살피고 사업 기회를 찾겠다"고 말했다.
자사 부스를 찾은 박 회장은 "AI 기술은 정보통신(IT)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두산도 협동로봇과 건설기계 분야에서 AI를 적용한 기술·제품을 갖고 있고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 다른 사업 분야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현장을 찾아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구글, 인텔, 아마존,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의 전시관을 두루 방문했다. 허 회장은 당초 CES 참관 계획이 없었지만, 미국 현지 일정을 조정해 현장을 찾았다. AI, 로봇 등 최근 부각되는 기술이 그룹의 주력 분야인 에너지, 유통, 건설산업 등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구자은 LS그룹 회장 역시 삼성전자, LG전자, SK, HD현대, 두산 등의 전시관을 둘러봤다. 구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곤 지난 2018년부터 매년 꾸준히 CES 현장을 찾았다.
구 회장은 특히 다양한 AI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함께 참관한 임직원들에게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면 AI와 로봇으로 무장한 미래가 얼마나 큰 비를 품고 얼마나 큰 바람을 몰고 올지 몰라 막연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우리 LS는 어떠한 폭풍과 같은 미래가 오더라도 AI, 소프트웨어(SW) 등 다양한 협업과 기술 혁신으로 짧게는 10년, 그 이후의 장기적 관점에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사업 체계를 갖추고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선진 기술을 접한 최고기술책임자(CTO)와 LS 퓨처리스트들이 혜안을 얻어 양손잡이 경영 전략의 핵심인 LS의 원천 기술과 AI로 대변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우리 LS만의 미래혁신기술을 창조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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