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서효빈 기자] 2023년 한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5G 요금제 중간 구간을 다양화하고 혜택이 강화된 청년·어르신 요금제를 출시했다. 일부 통신사는 5G 단말의 LTE 요금제 가입도 허용했다. 현재 5G 요금제 최저 가격은 4만원대 중후반 수준인데 내년에는 3만원대의 5G 요금제를 신설할 방침이다.
◇2월 '통신시장 과점' 비판한 尹…과기정통부, 경쟁촉진 방안 마련 착수
통신업계의 5G 요금제 개편 움직임은 2월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통신 시장 과점 문제를 비판하면서 이를 해소하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지난해 긴급 민생 안정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5G 중간요금제를 제시했던 윤 대통령이 연초부터 통신 시장의 과점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주문에 정부는 즉각 대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월20일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통신시장 경쟁촉진 정책방안'을 마련했다.
◇5G 요금제 중간구간 '다각화'…청년·고연령층 대상 혜택 강화
정부는 비상경제민생회의 이후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러다 올해 7월6일 "이용자 수요가 높은 5G 요금제의 데이터 중간구간 출시를 유도했다"며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에도 5G 중간 데이터 구간인 일명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중간요금제의 경우 40GB~100GB 사이 데이터 구간의 요금제가 부족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과기정통부와 사업자들은 협의를 통해 5G 요금제 데이터 구간별 상품을 한층 세분화했다.
청년 가입자의 경우 타 연령대 대비 데이터 소진량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5G 청년 요금제를 신설하고 5G 중간요금제에 별도 신청 없이 데이터를 2배 제공키로 한 것이다.
사업자별로 보면, SK텔레콤은 기존 5G 중간요금제 '베이직플러스(월 5만9000원)'을 토대로 추가 데이터 옵션 4종 중 고객이 원하는 하나를 조합해 이용하는 '5G 맞춤형 요금제'를 선보였다. 월 3000원(+13GB), 5000원(+30GB), 7000원(+50GB), 9000원(+75GB) 등 총 4종이다.
5세 이상 노년층 고객을 위한 신규 요금제 3종과 함께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청년층을 겨냥해 데이터 제공량을 50% 확대한 'SKT 0 청년 요금제'도 선보였다.
KT는 50GB(6만3000원), 70GB(6만5000원), 90GB(6만7000원) 데이터 요금제를 신설했다. 기존에는 제공 데이터 30GB(6만1000원) 요금제와 110GB(6만9000원) 요금제만 있었는데 20GB당 2000원씩 늘어나도록 설계해 촘촘하게 채웠다.
20대 이용자를 대상으로는 데이터 제공량을 2배로 늘리고 티빙 구독료 50%를 할인해주는 ‘Y덤’을 출시했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5G 시니어 요금제 4종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50GB(6만3000원), 80GB(6만6000원), 95GB(6만8000원), 125GB(7만원) 등 구간을 세분화됐다. 이 중 80GB와 95GB는 자급제를 위한 온라인 요금제로 30% 더 저렴하다. 데이터 제공량 소진 후 제한속도(Qos)도 6만8000원 요금제의 경우 3메가비피에스(Mbps)로 상향됐다. 이는 HD급 영상시청이 가능한 수준이다.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후속조치'…LTE 가입 허용·30GB 이하 세분화
정부의 7월 5G 요금제 개편은 올해 11월 들어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이라는 후속조치로 이어졌다. 4월 요금제 개편이 5G 요금제 중간 구간을 다양화하고 세대별 요금제를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면 11월 후속조치는 불합리한 제한을 개선하고 30GB 데이터 이하 선택권을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과기정통부는 이용자의 단말이 5G와 LTE 등을 기술적으로 지원할 경우, 교차 가입을 허용하도록 3사와 논의해왔다. 그 결과 이통 3사는 이용약관을 개정해 5G 단말 이용자는 LTE 요금제를, LTE 단말 이용자는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최근 이 제한을 풀었다. SK텔레콤 가입자는 5G 단말로도 LTE 요금제에 가입 가능하다. KT와 LG유플러스는 아직 검토 단계다.
선택권이 제한적인 30GB 이하 소량 구간 요금제도 데이터 제공량을 보다 세분화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LG유플러스 '너겟'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너겟을 통해 데이터 구간을 1GB(3만원대)부터 24GB(4만원대)까지 나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너겟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30GB 이하 소량 구간 요금제는 이통사별로 2~3종에 불과했다.
◇이통3사 5G 최저요금제, 내년 4만원대 중반→3만원대로 인하 전망
정부는 이통 3사의 5G 최저요금제 가격을 기존 4만원대 중후반대에서 3만원대로 인하하겠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이동통신사업자(MNO) 기준 첫 3만원대 5G 요금제가 내년 1분기 이내 등장할 전망이다.
다만 이미 통신사업자들은 5G 통신요금 구간을 세분화하고 세대별 데이터 제공량도 대폭 늘린 상황이다. 여기에 최저요금제까지 인하될 경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3사 평균 이동전화 ARPU 하락률은 2023년 2%에서 2024년 4%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통 업계는 5G 최저요금제 가격 인하 시점을 두고 고심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5G 요금제 최저가격을 3만원대로 낮추겠다는 내용과 관련해 시점 등은 아직 정부와 협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3~4만원대의 저가 구간에서도 데이터 제공량을 일반 요금제 대비 최대 2배 확대하고 부가혜택이 강화된 청년 5G 요금제를 사업자와 협의해 내년 1분기 신설할 계획이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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