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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판매 '반토막'은 경기탓? 현대차·기아·한국GM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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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전년동기 비해 51.3% 감소…다른 팔 차가 없는 게 위기 원인
3분기 흑자는 일시적…"신차 개발 자금력 역부족 앞으로가 더 큰 문제"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중형 스포츠유틸리치차량(SUV) 토레스의 신차 효과가 사라지자 KG모빌리티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0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3%나 감소한 것.

곽재선 KG 회장이 지난 3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 모빌리티 산업 전시회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서 토레스 EVX 소개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KG모빌리티는 1일 판매량 관련 자료를 배포하며 "경기 위축 상황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날 현대자동차와 기아 모두 전년 대비 각각 9.6%, 7.7% 증가한 판매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위기를 타개하려면 신차를 꾸준히 출시해야 하는데, 인수한 KG그룹이 그럴 자금과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인수·합병 이후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던 KG모빌리티에 제동이 걸린 것은 지난 9월부터다. 9월 KG모빌리티의 총 판매량은 958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했다. 10월 판매량은 지난달보다 더욱 악화됐다. 전년 동기 대비 51.3% 감소한 총 6421대가 팔렸다.

차종별로 보면 지난해 7월 정식 출시한 SUV 토레스의 인기가 한풀 식은 것이 타격이 컸다. 올 10월 토레스 판매량은 1628대였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달(4726대)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연이은 실적 악화에 대해 KG모빌리티 관계자는 "평택공장 조립라인 2라인과 3라인의 통합 공사에 따른 생산 중단으로 수출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KG모빌리티 2·3라인에서 해외에서 잘 팔리는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토레스나 향후 나올 전기차 등을 생산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지난 10월부터 약 500억원을 들여 공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우리는 북미 시장에 아직 진출하지 못한 상황이라 현대차·기아의 실적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주력 시장은 유럽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는 흑자를 냈지만 4분기는 녹록지 않을 것 같다"며 "마른 수건도 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KG모빌리티가 지난 3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 모빌리티 산업 전시회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서 토레스 EVX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업계 전문가들은 KG모빌리티에 지속적인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토레스라는 한 차종에 지나치게 쏠린 포트폴리오가 경쟁력을 떨어뜨렸고, 앞으로도 신차 생산설비 투자 등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지난 4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비전 테크 데이'를 개최하며 "법정관리가 끝난 KG모빌리티는 현재 재무적으로 금융부채가 제로(0)인 상황"이라며 "필요한 부분에는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으며 투자 규모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구체적인 투자 계획에 대한 말을 아꼈다.

KG모빌리티가 신차 개발과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하려면 조(兆) 단위의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연구·개발(R&D) 분야에만 4조원을 쏟아붓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신차를 내놓고 시설을 현대식으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최소 5000억원에서 1조원까지는 필요하다"며 "KG모빌리티는 판매로 얻은 수익을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인데, 그것만으로 모든 자금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토레스 파생모델만으로는 앞으로도 실적이 나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KG모빌리티가 지난 3분기에 오랜만에 기록한 흑자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부적인 낭비 요소를 없애고 허리띠를 졸라매서 난 불황형 흑자로 미래지향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경기 위축 탓을 하는 것은 자신들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말과 같아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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