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발표 전 어떻게 알고 절판 나선 대형 생보사들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 만기 환급률 개정 이슈를 활용해 절판 마케팅에 들어갔다. 정책이 확정되기도 전에 해당 내용이 영업 현장에 전파됐다는 의혹도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생보사들은 이달 초부터 단기납 종신보험 절판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한 대형사 영업 담당자는 일부 보험대리점에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8월부터 중지된다고 공지하고, 이번 달을 단기납 종신보험을 팔 마지막 기회라며 상품 판매를 독려했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일반 종신보험에 비해 납부 기간이 짧고 환급률이 100%에 도달하는 기간이 빠르다. 무·저해지 상품 구조로 완납 전 계약을 해지하면 환급금을 전부 못 받거나 일부만 받는다.

납부 기간은 5년, 7년, 10년이고 보험료 납부를 완료하면 보너스를 제공한다. 환급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117.1%(백만인을 위한 종신보험 Plus, 10년 납 기준·메트라이프)이다. 총납부 보험료가 100원이면 만기 때 117원을 받는 구조다.

절판 마케팅 외에도 감독 당국이 논의 중인 사항이 업계 영업 현장으로 전파된 의혹도 나오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의 상품구조 변경은 금감원이 지난 19일 보도자료로 배포해 확정했다. 상품의 만기 환급률을 100% 아래로 설정하고 만기 유지 보너스 지급을 지하는 내용이다.

한 대형 생보사는 이보다 2주 정도 앞선 시점에 이미 단기납 종신보험의 판매가 8월에 중단(상품구조 변경)된다고 확정했다. 이를 근거로 자사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독려하고 상품 판매 시 최대 400%가량의 현금 시책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6월부터 두 달 사이에 금감원은 보험사 상품 담당자와 영업 담당자들을 불러 단기납 종신보험 문제와 관련해 3차례 정도 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회사만을 불러 상품 재설계(상품 구조 변경) 등에 관한 의견을 듣고, 과도한 시책에 대한 불만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설계사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상품 구조가 변경된다는 소문은 있었다"며 "금감원 발표가 있기 전에 이를 확정해 전파한 것은 미리 정보를 알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