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전장 사업 분사는 검토한 적 없습니다."
조주완 사장이 LG전자의 미래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은 VS(전장)사업본부를 분사하지 않고 사업을 본격 확장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VS사업본부의 매출은 2030년에 현재의 2배인 20조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조 사장은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논하드웨어(무형)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성장동력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해당 분야에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자해 매출액 100조원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밝혔다. 특히 사업 시작 10년 만인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진입한 전장 사업을 성장 핵심 축으로 삼고 키워 나갈 예정이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는 LG전자가 2013년 5월 자동차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회사 V-ENS를 인수하며 시작됐다. 출범 초반 실적에선 아쉬움을 보였지만,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과 미래차 시장 개화에 따른 수요 증가로 9년 만인 지난해 결국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확실한 LG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조6천496억원, 영업이익 1천696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전장사업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핵심사업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전장사업의 누적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지속 확대 중이다. 올해 연간 매출은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배경에 대해 은석현 VS사업본부 부사장은 "사업환경이 바뀌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업체에 대한 기대감이 많았는데 LG전자가 그 점을 잘 캐치했다고 본다"며 "그 동안 모바일 사업, 디스플레이, 라디오, 텔레메틱스 등에서 확보한 기본 역량이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장 사업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의 매출 비중을 5대 3대 2로 정한 상태지만, 최근 파워트레인 관련 비즈니스가 좋은 흐름을 보여줘 기대하고 있다"며 "TV 사업에서 콘텐츠 플랫폼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처럼 전장에선 콘텐츠 강화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역량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차량 내 아키텍처 변화 중심은 인포테인먼트"라며 "앞으로 LG전자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적극 알리는 동시에 차세대 제품으로 지속적으로 프로모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전장사업은 연평균 30%씩 성장해 올해 말 수주잔고 10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래 자동차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B2C사업에서 확보한 고객경험 인사이트를 적극 활용해 2030년 매출은 20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또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 2분기에는 테슬라의 충전 규격을 적용해 미국 전기차 충전 시장에도 진출함으로써 2030년까지 매출 1조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인수한 전기차 충전 기업 애플망고를 '하이비차저'로 사명을 바꾸고, 지난 5월부터 전기차 충전기 4종을 출시 및 생산에 들어갔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은 "최근 충전 표준 관련 변화가 있는데, 미국에서 많은 제조사가 테슬라의 규격을 채택하고 있다"며 "우리도 발 맞춰 내년 2분기까지 마무리해 미국 진출의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현재 전기차 충전 표준과 관련해 다양한 규격이 존재하지만, 최근 포드와 GM이 테슬라의 규격을 채택했다. 이후 많은 기업이 테슬라 규격을 채택하거나 검토하는 추세다.
LG전자도 테슬라 규격을 채택해 내년 2분기에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유럽,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생산기지 구축도 시작할 계획이다.
또 처음에는 LG전자가 보유한 제품 리더십과 안정된 유지보수를 제공하는 EV 충전기 사업자로 진입한 후 중장기적으로는 차별화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충전 솔루션 업체로서 자리매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LG전자는 그룹 내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배터리 진단 역량을 협업하고, LG이노텍과 파워 모듈 부품 영역에서 역량을 결집해 솔루션 영역에서의 경쟁력도 끌어올릴 예정이다.
조 사장은 "전기차 충전 시장은 2030년까지 매년 30%씩 성장해 8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이 되는 메가 트렌드 중 하나"라며 "단순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한국에도 많은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자가 있지만, LG전자의 장점은 오랫동안 제조에서 축적한 품질과 서비스 역량"이라며 "그 동안 B2B 사업을 하면서 국내외 호텔, 리테일, 병원 등 파트너들을 확보하게 됐는데, 이들과 협업한다면 전기차 충전기는 2030년까지 1조원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사진=정소희 기자(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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