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세이코엡손(엡손) 나가노 본사에는 일본 유형 문화재로 지정된 80여년 역사를 가진 건물이 있다. 이는 1945년 10월에 완공된 엡손 최초의 행정 건물로, 지난해 5월 리모델링해 엡손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기념관이 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찾은 엡손 기념관에선 1970년대까지 이 회사의 도전과 영광의 순간들을 볼 수 있었다.
엡손은 지난 1942년 나가노현 스와시의 오래된 된장공장 자리에서 시계 부품 회사로 창업했다. 회사의 전신인 다이와 쿄고(大化工業)의 당시 직원 수는 단 9명이었다.
야마자키 히사오 창업주 등 임직원은 스와시의 건조한 기후가 스위스처럼 시계 사업에 적합하며,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며 스와시를 설득해 세를 넓히기 시작했다.
야마자키 창업주는 목조인 건물이 불에 탈까 불철주야 회사 주변을 둘러봤고, 비상상황이 생기면 종을 울렸다고 한다. 이때 종도 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엡손은 1964년 도쿄 올림픽으로 전기를 맞는다. 엡손의 세이코 시계가 올림픽에 타이머로 사용됐을 뿐만 아니라 프린터 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돼서다.
엡손은 대회 기록을 인쇄하기 위해 프린터를 개발했는데, 이 제품이 최초의 소형 디지털 프린터인 'EP-101'이다.
엡손은 이를 발전시키고 대량 공급해 세계적인 프린터 회사가 됐다. 프린터의 정밀한 생산을 위해 1980년대부터 로봇 개발도 시작했다.
엡손은 현재 전 세계 81개 그룹사, 8만명 이상의 직원, 연매출 13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프린터 시장이 축소되고 있지만 엡손은 '초소형, 초정밀, 고효율' 경영 철학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엡손 관계자는 "엡손의 경영 철학으로 시계에서 프린터, 로봇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오래가는 기업이 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에너지 절약 솔루션, 공간 절약 및 초정밀화 혁신을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가노(일본)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