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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이 살 길" 식품업계엔 '외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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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포화 상태서 경쟁 과열·제품가 인상 어려워진 환경도 한몫
식품업계, 1분기 원가 부담 커지고 불경기 이어지며 영업익 일제 하락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식품업계가 1분기 원가 상승에 대응해 고군분투 해봤지만 수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낮아 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고, 시장도 불경기다. 정부의 압박에 가격 인상도 어렵다 보니 업계에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해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만두와 가공밥, 치킨, K-소스, 김치, 김, 롤 등을 '7대 글로벌 전략제품(Global Strategic Product)'으로 선정하고 올해 해외 매출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떡볶이·핫도그·김밥·김말이·붕어빵·호떡의 6대 제품을 'K-스트리트 푸드'의 전략 품목으로 선정하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의 글로벌 주요 국가에 신제품을 출시했다.

소맥(SRW) 최근 10년 가격 추이. [사진=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소맥(SRW) 최근 10년 가격 추이. [사진=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또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에 위치한 슈완스 피자 공장도 약 4만㎡ 증설해 미국 식품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이 최근 해외 시장을 강조하는 건 최근 원가 부담에 따른 실적 하락을 국내 시장에서 더 이상 만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8.8% 감소했다.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수익이 하락한 기업은 CJ제일제당 외에도 즐비하다. 대상 또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오리온 매출액은 1.6%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8.7% 줄었고, 삼양식품도 매출액이 21.5% 늘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은 2.6% 떨어졌다. 롯데웰푸드는 롯데푸드와 롯데제과 합병 효과까지 더해지며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도 지난해 1분기 68%에서 올해 1분기 75%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2.1%에서 1.9%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불경기에 따른 국내 소비심리 위축이 식품업계 수익이 떨어지는 데 영향을 줬다"며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 됐다고 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건 아니기에 부담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제품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되지만, 정확히 말하면 상승세가 주춤해졌을 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쿠키, 크래커, 케잌 등에 사용되는 '소맥(SRW)' 올해 가격은 시카고 상업거래소 기준 톤당 255달러, 빵이나 국수 제조에 사용되는 '소맥(HRW)'도 311달러를 기록 중이다. 두 제품 가격은 2020년 이전에는 200달러도 되지 않았다.

또 소맥 외 옥수수·대두·대두박 등 대부분 곡물들도 2022년 정점 후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인다지만, 여전히 전쟁 이전 대비 톤당 100달러 가까이 높은 가격 수준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 미국 캔자스 살리나 슈완스 피자공장 조감도.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미국 캔자스 살리나 슈완스 피자공장 조감도. [사진=CJ제일제당]

원가는 오르고 있는데 국내 시장은 불경기에 가격 인상도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업계에서 찾는 돌파구가 해외 시장이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불경기를 충분히 상쇄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식품업계가 1분기 해외에서 실적이 괜찮았다"며 "올해 남은 기간도 해외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1분기 해외 시장을 통해 실적을 선방한 대표 사례다. 전년 대비 1분기 영업이익이 280억원 가량 오른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만 154억원이 증가했다. 1분기 농심아메리카 사업소는 가동률 73%를 보였다. 농심은 생산량이 한계에 미치기 전 미국에 제3공장을 건설해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9년 일본, 2021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추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할 해외 판매법인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불닭볶음면과 함께 불닭소스를 대표 제품으로 내세워 수출을 늘리면서, 불닭볶음면에 치중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더 나아가 현지 공장 설립도 고려 중이다.

대상 또한 해외 진출에 힘을 내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에 이어 출시한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종가집 김치로 K-푸드 시장을 더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상은 청정원 순창 고추장 수출 국가를 미국과 중국 등 72개 국가에서 100개 국가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상 관계자는 "코스트코와 같이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유통채널에서 종가집 김치 제품이 팔리고 있다는 건 서구권 소비자들이 김치를 일상적으로 섭취하고 있다는 것이다"며 "그만큼 우리나라 식품에 해외 소비자들이 친숙해졌고,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내려 갔어도 인건비나 세금 등 다른 부가비용은 꾸준히 올랐고, 원자재 가격은 변동이 있을지언정 부가비용은 한 번 오르면 떨어지지 않기에 제품 가격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며 "인구수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언젠가는 해외 시장으로 나가야 하지만, 업계로서는 올해 국내 소비심리가 살아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더 공을 들이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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