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후안무치. 최근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내놓은 메시지를 보면 딱 그렇다. 대리점 시장 출혈 경쟁은 본인이 만들어 놓고 마치 책임이 없는 듯 뒷짐 지는 모습이다.
문제의 발언은 메리츠금융지주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판매 경쟁 전망을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부회장은 "가격 시책과 담보 종류에 민감한 GA 시장에서 출혈 경쟁에 동참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의 말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메리츠화재가 만년 5위에서 견고한 '빅4' 구도를 흔들기 위해 사용한 게 GA 채널이다. 김 부회장은 취임 뒤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고 이 재원을 GA 채널의 수수료로 투입했다. 높은 수수료에 유인된 GA는 메리츠화재 상품을 팔아줬다.
이 판매 전략은 GA 채널에서 수수료 경쟁을 불렀다. 메리츠화재의 파죽 공세에 경쟁사도 너도나도 GA 채널에 높은 수수료를 걸었다. 과열 경쟁으로 치달았고 급기야 감독 당국이 모집 수수료를 규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GA 설계사들이 높은 수수료의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이쯤이다. 이런데도 출혈경쟁을 하지 않았다는 말은 궤변이다. 오히려 출혈 경쟁에도 예상보다 낮은 보험계약마진이 나와 면피하려는 소리로밖에 안 들린다.
앞으로 출혈 경쟁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말은 또 뭔가. 메리츠화재 전속 채널이 있지만, 매출의 많은 부분이 GA 채널에서 나온다. 여전히 GA 채널에 드라이브도 걸고 있다. 올해 1분기 점유율은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3위(14.6%)다. 김 부회장의 목표인 2025년 순익 1위를 위해서도 GA 채널 판매 강화는 필수적이다.
손보업계 1위는 하고 싶고 GA 채널에서 경쟁은 하지 않겠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인제 와서 GA 채널에서 출혈경쟁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 하지 않겠다는 말의 저의도 모르겠다.
차라리 속 시원하게 말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GA 채널 출혈경쟁에도 업계 1위에 오르지 못할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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